에그제이드 41화입니다. 어떻게 마무리되어 가게 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캐릭터 각자가 나름대로의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자기 자신들의 서사를 완결해 나가는 것을 한 주 한 주 지켜보는 게 뿌듯하면서도 시원섭섭합니다. 각자 생명과 삶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고 있어요. 뽀삐를 시작으로 니코, 하나야, 히이로, 에무, 파라드, 그리고 이번엔 예고대로 그라파이트의 에피소드입니다.
아닛 방금 전에 제가 주문한 블루레이를 받았습니다! 믿을 수가 없네요. 이렇게 빨리 블루레이 2권을 보내줄 줄이야. 아마존 재팬 일처리가 빠르군요. 저는 이렇게 빠른 배송으로 주문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스나이프 외전 2편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길래 서둘러 2권부터 주문했습니다만 1권도 시일 내에 주문할 생각입니다.
여튼 41화도 언급할 것들이 많아 즐겁네요. 원래는 당일 작성하려고 했으나 이것저것 뜯어볼 것이 많아 늦어졌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감상에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하의 내용의 에그제이드 41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꼭 해당 화수를 보신 뒤에 읽어주세요.
마키나 비전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지고 있는 마사무네씨를 보여주는 것으로 41화가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난화에 있었던 일 때문에 거래물품도 증발해버려 협상이 잘 풀리지 않는군요. 마키나비전의 사장은 굉장히 극적인 분이시던데 저런 사장 밑에서 일하면 여러가지 의미로 속터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세이토대학병원. 최근 전개가 평화롭진 않은데요 썸네일 스포일러 방지를 할 게 필요해서 찍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두번째로 통수를 맞아 분노하고 있는 쿠로토씨의 극적 포즈가 시작부터 등장합니다. 치를 떠는 모습이 해바라기씨를 뺏긴 햄스터 같습니다. 쿠로토씨의 최근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지요. 본인이 주도권을 잡았던 1,2 쿨과는 참 대조적입니다.
밀가루반죽처럼 예쁘게 일그러지는 보드라운 쿠로토의 얼굴 근육 움직임 중에서 가장 분노가 최고조에 달한 지점의 형세를 봐주세요. 얼마나 귀여운지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중에 난장이 한명을 빼고 쿠로토씨를 넣어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아요. 저작권 탈환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최신작도 증발되고 말아 죽을것같은 개발자의 통한한 심정을, 그 나라잃은 슬픔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지조없는 가샤트와 드라이버는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거래가능템으로 만들어진 바람에 손때가 많이 탔지요. 그냥 귀속템으로 만들면 안되는 거였습니까 이러고도 얘들이 레어캐릭터입니까
게임 공략을 위한 가장 중요한 키가 증발해버린 지금, CR친구들은 크로노스를 공략할 전략을 다시 짜야 합니다. 여기서 에무 파티와 히이로 및 하나야 파티의 의견이 갈리게 됩니다.
에무 파티가 우선 그라파이트와 접촉합니다. 그라파이트도 지난화의 영향을 받고 있군요.
애초부터 솔로 콘솔 게임 형태로 만들어진 크로니클을 온라인 알피지로 만들어서 죽어라 우려먹고 싶은 마사무네씨의 재등장입니다. 그럴거면 그냥 다크소울처럼 멀티 PVP 시스템을 따로 마련하는게 어떱니까 만렙 컨텐츠를 따로 만들란 말입니다. 스토리모드 깨는 친구들한테 왜그래
결국 또 전투가 벌어지는데 여기서 CG로 사용한 벽 붕괴가 아주 교묘하게 잘 연출되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내 코가 석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에무
쿠로토씨는 뭔가를 내보일때 자신의 두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보여주는 습관이 있습니다. 최근 학설을 배제하고 대중화된 티라노사우르스의 작은 앞발같아서 정말 귀엽습니다.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그 공룡친구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머리를 새로 잘라서 양쪽 눈썹이 전부 깨끗하게 보이는 것도 좋네요. 예쁘게 다듬은 깻잎모양 앞머리가 포근한 새 날개 같아서 부드러운 기분이 됩니다. 또한 이 신은 쿠로토씨의 고르게 난 위 아래 이빨을 전부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어 매력적입니다.
그야말로 신의 은혜를 하사받는 광신도같이 찍힌 니코네요. 자애롭게 웃고있는 쿠로토씨의 표정이 백제시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서산 마애 삼존불의 부드러운 미소와도 비견될만합니다. 그와중에 두손가락에 끼운 가샤트로피의 모양새가 어린아이처럼 장난스럽고 천진난만해서 제 영혼에 함박웃음을 가져다 주네요.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생명체가 지구에 있다니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온 가치가 있습니다.
왜 굳이 비를 내렸어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간지를 부르기엔 조금 과한 양인것 같습니다.
악질 운영자의 방해로 공략이 지연되었기에 다시 접촉을 시도하는 파라드와 뽀삐입니다. 전번 감상글에서도 언급했던 것 같은데 이 세 버그스터들의 각자의 생각이 잘 살아있어 좋습니다. 이 장면에서도 대사에서 각자가 생각하는 것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라파이트가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지켜서 좋았습니다.
화면에 삼분의 이를 가득 채워서 쿠로토씨의 옆얼굴을 마주하게 되니 제 누추한 집에 쿠로토씨가 찾아온것 처럼 황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지하철 기다리다가 무심코 옆을 돌아봤더니 쿠로토씨가 있었을 때의 제 마음 같습니다. 심박수가 빨라지고 순식간에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면서 마음이 미쳐날뛰는 거죠. 그것을 우리는 네글자로 일촉즉발이라고 부릅니다. 쿠로토씨의 저 예쁜 속눈썹과 조각이 아깝지않은 콧대는 아낌없이 극찬할 가치가 있는 인류의 보고입니다.
후면에서 로우앵글로 쿠로토씨의 얼굴을 잡아들어가는 멋진 샷입니다. 첫번째 컷에서는 쿠로토씨의 화려한 뒷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동세로 인해 가볍게 날리는 제비꼬리같은 수트 뒷자락이 국가대표선수의 리본마냥 우아한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번째 신은 든든하고 자신감넘치는 쿠로토씨의 등뒤로 수줍은 햇살같은 쿠로토씨의 얼굴이 살짝 드러납니다. 아름다운 콧날이 잘 살아있는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뒤에 가려진 왼쪽 눈의 속눈썹도 새침한 매력이 있습니다. 때로는 다 보여주지 않는 것이 매력을 극대화한다는 것을 잘 아는 쿠로토씨입니다. 세번째신은 아래에서 잡아 쿠로토씨의 귀여운 눈 밑 애교살과 반듯한 코, 입술이 잘 보입니다. 복숭아맛 쁘띠첼처럼 촉촉하고 향긋한 느낌이 가득 느껴지는 최고의 신입니다.
아 맞아 에무파티의 전략이 잘 먹히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던 차에 쿠로토씨가 자기어필을 했습니다. 쿠로토의 미모에 취해있다보면 제가 해야할 일들을 종종 잊어버리곤 합니다. 쿠로토 그것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그래서
쿠로토씨를 조장으로 하는 긴급 조별과제 테스크포스가 결성되었습니다. 뽀삐 방에 낑겨들어가있던 저 집기들 꺼내온 것좀 보세요 본격적이라는 느낌이 한가득 납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제가 다 마음이 충만하고 뿌듯해집니다.
에무는 VR기기를 쓰고 쿠로토씨를 보조하는군요.
프로젝트 가동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마쳐졌습니다. 쿠로토씨는 간만에 크리에이티브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어 굉장히 즐거운 모양이네요. 저도 저렇게 자기 하는 일에 자신감과 즐거움을 가지고 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삶의 귀감이 되는 쿠로토씨입니다.
극상의 맛을 접한 만화책 속 미식인과 같은 표정으로 황홀경을 거닐고 있는 쿠로토씨의 얼굴을 보세요
갓 다듬은 예쁜 앞머리가 소소하게 미간을 간질이고 있는 것이 풋풋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또한 아래에서 위로 찍히는 바람에 도드라지게 보이는 앞니의 모양에도 집중해 주세요 치과에서 아름다운 이빨 표본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가지런함입니다.
에무 일행의 테스크포스가 출범한 사이
SNK에서 만든 유명한 격투게임의 간판 캐릭터 중 한명처럼 웃어제끼는 마사무네씨가 인상적입니다.
한편 하나야와 히이로 파티는 그라파이트와 결착을 지으러 갑니다.
이 부분에서 그라파이트의 대사와 연출이 아주 좋았습니다.
캡쳐에는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만 지금 이순간을 위해서 싸우는 그라파이트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하나야가, 과거의 숙적을 다시 마주하고 있고, 오른쪽에는 히이로가 그를 쓰러뜨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서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대로 각자 자신의 생명을 가지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하나야에게 99레벨 가샤트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데요 이런데에서까지 슈팅 장르 슬퍼지게 하지 맙시다
제 친구가 말한대로 얘는 사람들을 구하기 전에 자기 장르부터 구원해야했어요
병실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난장판이 된 CR에서 코딩에의 광시곡을 연주하고 있는 쿠로토씨의 두 손이 리스트 빰치게 기교를 부리고 있습니다.
네 게임 상상력은 너무 빈약해서 플레이어가 알파 버전인줄 알겠다!
라고 외치는 것같은 표정의 쿠로토씨입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인해 생긴 창백한 얼굴과 다크서클이 인상적입니다. 자세도 그렇고 마치 이름을 적으면 죽는 공책에 나오는 천재 탐정 같은데 그 친구의 생활습관은 천재들의 공통적인 요소들인걸까요.
이 장면 이후로 난장판이 된 CR들이 간간히 비춰지는데 이것들은 모두 정신없이 기획과 개발을 오갔던 쿠로토씨의 흔적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쿠로토씨가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이 쿠로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차분히 한 장면 한 장면 분석해 가면서 쿠로토씨가 어떤 사고과정들을 거쳐갔는지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첫번째로 아까의 지옥의 프로그래머 장면입니다. 여기서 쿠로토씨는 크게 기획서들을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NG
2. 채택하지 않음(没:ボツ)
3. 안됨
의 세가지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NG는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고려할 수 없는 말도 안되는 기획들을 NG로 분류했다고 봅니다. 채택하지 않음의 경우 아이디어는 가능성이 있었으나 고려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된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안됨 분류의 경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개발을 일부 진행했으나 실패한 기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광란의 데시벨을 견디기 위해 귀를 막고 있는 키리야씨. 41화는 깨알같이 귀여운 키리야씨가 이 텐션높은 테스크포스의 마감에 쿨링워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제일 귀여운 것은 쿠로토씨예요.
이 장면에서는 쿠로토씨가 주로 개발에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에무가 누워있는 CR 침대의 화면에서도 잠깐 나타났던 것이지만 struct group. info_int 등의 언어로 보아 C계열의 언어로 작성된 코드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독수리 타법을 구사하는 쿠로토씨에도 주목해 주세요. 저 필사적인 모습은 이세상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보석같은 열정입니다.
그 다음 신에서는 간신히 쿠로토의 좌측 제일 멀리 붙은 종이들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만 이것이
최대한 가까이 찍힌 샷이라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안타깝습니다.
크리에이티브한 시간은 좋은데 생명까지 불태우는 것은 지구에 있는 많은 이들을 걱정시킨다는 것을 쿠로토씨는 아실까요. 아셔도 신경을 안 쓰겠지요 그런 마이웨이성까지 저는 모두 사랑합니다만 역시 생명은 소중하니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다뤄주세요 쿠로토씨. 그와중에 과로로 쓰러진 처연하고 병약한 모습까지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오묘한 색기로 무장되어 있어서 위험합니다 위험해요.
또한 이 신에서 쿠로토씨의 다량의 기획서들이 모두 다른 내용인 것이 아니라 몇 종류가 돌려가며 복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작의 편의를 위해서는 그래야 했을 것입니다. 어느 세상의 미친놈이 저걸 읽겠다고 노트북을 상하좌우로 돌려가면서 생쇼를 하겠어요. 그리고 그 미친놈이 바로 저군요.
그러나 지난화의 영향이 제게 준 기쁜 소식도 있습니다. 대폭 사라졌던 쿠로토씨의 라이프가 일부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컨티뉴 덕분에 다시 싱그러운 모습으로 거듭난 쿠로토씨의 미모가 깊은 산속 연못물처렁 찰랑이네요. 그리고 저 사람 여럿 죽이는 다리꼰 자세까지.. 지저분한 CR의 풍경이 단정한 사장실처럼 느껴지는 패기입니다.
이 단호한 얼굴과 단정한 포즈 신뢰감을 가득 주는 바람직한 발표자의 모습입니다. 누구라도 쿠로토씨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확신이, 절제되고 직선이 살아있는 자세에서 드러납니다. 그러나 그와중에도 헐렁하게 늘어진 라운드넥 티셔츠가 반전 매력을 어필하는군요 귀엽습니다
이 장면은 조별과제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 프리라이더 키리야씨가 어떻게든 두사람의 개발에 함께 있어주며 힘을 더하는 소중하고 귀여운 장면입니다. 쿠로토씨가 자신의 생명력을 강조하자 체념한듯이 다시 침대에 눕는 에무와 동의하듯 의자의 높이를 내려 주르륵 내려가는 키리야씨가 포인트입니다.
여기도 중복 기획서가 하나 있군요.
시간은 야속하게 달려 벌써 한밤중입니다.
그새 겜좀 안했다고 원딜의 본분을 잊어버린 스나이프씨
마감을 앞두고 초 크러시모드에 들어갔던 쿠로토씨는 개발을 거듭할수록 좌절만 맛보고 있습니다. 그 말랑한 얼굴을 양손으로 찌부시키면서 슬퍼하는 모습이 방금 찜기에서 막 나온 따뜻한 만두 같은 포실함을 안고있습니다.
쿠로토씨의 자세 때문에 허리 디스크에 걸리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됩니다.
난항을 겪는 개발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한번에 받아버린 쿠로토씨의 단말마의 비명이 처절합니다.
혼신의 절규를 마치고 과로로 스러져가는 쿠로토씨.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납처럼 창백한 얼굴을 보세요. 몸보신하라고 보양식이라도 잔뜩 챙겨주고 싶습니다.
결국 풀리지 않는 아이디어에 대한 답답함을 다른 조원에게 풀기 시작한 쿠로토씨
다들 힘내는데 남을 괴롭히면 안됩니다. 하지만 어떡해요 그 답답함을 저도 잘 압니다. 아무리 해도 쓰레기같은 아이디어만 떠오르는 것 같고 그걸 남들이 다 본다고 생각하면 아주 죽고싶어지지요 특히 신의 재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쿠로토씨라면 그 고통이 남들보다는 더할것입니다.
이런 모습들을 볼때마다 쿠로토씨는 정말 자신의 기분과 느낌에 충실하고 그걸 가득 표현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사장이라는 구속에 메여 있을때는 그걸 어떻게 참아왔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신진대사율이 높은 사람을 회사에 우겨넣다니 마사무네씨는 잔인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기획서 두 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크로노스 일러스트가 인기가 많군요
잠깐만 쿠로토씨 뭐하는 거예요 왜 애 발바닥을 만지작거려
쿠로토씨가 에무에게 이렇게 대하는 건 자신과 게임에 대해서 대등하게 대화해줄 사람이 에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인이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것을 포즈에 대한 공략을 나눌 때를 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기의 있는 그대로의 행동들을 받아들여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치만 왜 가만히 있는 에무의 발바닥을 만지작거린 건가요 에무를 만지기 전에 제 발이나 좀 만져주세요
그리고 밤새 싸우고 나서야 자기 포지션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브레이브와 스나이프입니다.
그라파이트는, 버그스터로서 태어나 버그스터로서의 자기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명을 충실하게 이행하다 간 캐릭터입니다. 드라고나이트 헌터의 용전사로서 그는 플레이어와 싸우는 운명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 싸움을 충실하게 해오고 있고요. 약간 예외적인 존재인 파라드를 제하고 뽀삐만을 두고 논하자면 뽀삐는 그렇게 태어난 버그스터의 삶을 부정하고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그 길에 순응한 그라파이트가 수동적인 캐릭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삶을 긍정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라파이트 본인입니다. 이 친구의 서사를 많이 볼 수 없었지만, 그라파이트 역시 3쿨이 시작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그라파이트는 좀 더 거친 느낌의, 항상 더 강한 힘을 원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적 캐릭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의 그런 결론을 존중해주는 두 버그스터 캐릭터들의 담담한 응시가 따뜻했습니다. 그의 말은 들리지 않았겠지만 아마도 마음으로 눈으로 전달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두 모인 열개의 가샤트로피. 너무 경건한 마음으로 들어올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만
그리고 강림할 최종보스를 흐뭇하게 기다리고 있는 쿠로토씨의 작은 조형미가 혼자 이 화면에서 3D효과를 준 그림마냥 도드라지게 튀어나와 보입니다. 왜 그런거 있잖습니까 그림위에 점 두개 있고 그걸 뚫어져라 쳐다보면 갑자기 그림이 쓰리디처럼 보이는 그런 착시효과.
혼자 신나있는 쿠로토씨의 흥겨움이 장마당에 온 사물놀이패를 반기는 할아버지같습니다.
오랜 오일장의 기다림, 심심한 삶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는 사물놀이패와 줄타기 명인.. 쿠로토씨의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지금 그런 느낌의 광경인 것입니다. 사상 초유의 순간을 맞이하는 쿠로토씨입니다.
최종보스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것은 움직임으로 보아야 그 느낌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기에 부득이하게 움짤로 대신했습니다. 감격과 설레임, 그리고 흥분과 전율이 고루 드러나는 아름다운 표정입니다. 제가 쿠로토를 마주할때의 느낌과도 같습니다. 물론 저렇게 예쁘게 발광하진 않고요 쿠로토니까 감격에 젖은 것도 저렇게 순정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깜찍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지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게무데우스, 그리고 마키나비전의 사장까지 드디어 라스트 스테이지에 다다른 CR 친구들의 삶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42화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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