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앙스타 뉴비시절 무과금 랭보 4성에 도전하면서 했던 말이 있었다.
"언젠가는 무과금 랭보 5성에도 도전하고 싶다."
본디 랭 5성을 따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1. 다이아를 많이 쓴다.
2. 다이아도 돈도 애매하게 모자르지만 시간이 많다.
보통의 사람들은 1번의 방법을 선택한다. 무료 다이아를 많이 모아 두던지, 아니면 다이아를 모으던 와중에 오시캐가 랭킹보상으로 등판해버려서 울며 비자카드를 긁던지. 두시간마다 엘피를 계속 뺄 수 없는, 시간이 없는 사람들도 1번의 선택을 많이 한다. 만약 지금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러 갈 수 있다면 과거의 내 등짝을 후려치면서 그냥 오시캐 나오면 과금이나 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타임머신이 없고 과거의 나는 2번의 사람이었다. 그렇다, 다이아도 돈도 없지만 시간만큼은 오지게 많은 상태였던 것이다. 게다가 그간 몇 번의 유성대 이벤트를 거쳐오면서 키운 덱에 대한 근거없는 자신감도 나의 이 무모한 도전에 불을 지폈다. 최근 유성대 이벤트들에서 오시캐가 포인트보상이라고 아주 배가 불렀던 것이 분명하다. 어쨌든 지금쯤이면 랭보 5성에 도전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나는 이 비참한 여정에 뛰어든 것이다.
사실 시작은 섬머라이브였다. 예쁜 신캐, 트릭스타 하코이벤트.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이상하게 보더가 낮았다. 이렇게 트릭스타가 예쁜데? 신캐도 엄청 예쁜데? 왜? 물음표를 머릿속에 가득 채운 채로 이벤트가 끝이 났고,
290만 포인트로 6320위라는 말도 안 되는 보더를 내며 섬머라이브가 종료되었다. 사용한 다이아는 총 226개. 한 뭉도 안 되는 다이아와 재화로 호쿠토를 두장이나 따낸 것이다. 기뻤지만, 기쁘지 않았다. 이건 도전기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김새는 도전이었다. 난이도가 너무 낮다고 생각하고 나니 랭5성을 도전하겠다고 패기롭게 나선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언젠간 다시 5성에 제대로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성의 퓨즈가 나간 게 분명했다.) 그와중에 다음 이벤트가 공개되었다.
과거이벤... 오레이가 나오는 데드맨즈 이벤트였다.
그만둬야 했다. 여기서 한 번 더 연속으로 랭 5성에 도전하는 건 섶을 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당시의 나는 시간이 미친듯이 많았고 거기서 나오는 이유없는 자신감이 나를 충만하게 채웠다.
이벤트 시작 전,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재화가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았다.
다이아는 총 103개, 사이리움이 한개, 지난 이벤때 안 쓰고 남은 빵이 대여섯개 있었고, 물병도 3개 정도 있었다. 그리고 그간 엄청난 귀차니즘에 읽지 않았던 이벤 스토리와 가챠 스토리도 꽤 있었으므로 나는 자신만만했다. 좀 아슬아슬하지만 이런 아슬아슬함이 바로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재미를 가져다 주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제 내 덱은 대부분이 2/3덱으로 풍운시절 눈물의 다이아를 씹던 4/6덱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이 재화들과 레벨업, 피치데이를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너무 낙관적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때의 자신을 후회하게 된다.
그렇게 7월 31일, 운명의 시간이 왔다. 이벤트가 열리자마자 프로듀스 다이아를 획득하기 위해 시간에 맟춰 프듀를 연 나는 의외의 인물과 마주치고 만다.
치아키...? 네가 왜 여기에 있니? 언데드 + 홍월의 이벤트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던 나에게 돌연 나타난 유성대의 리더. 모리사와 치아키가 3성 카드중에 있었다. 그것도 안경을 쓰고 미도리와 비슷한 옷을 입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치아키의 과거 떡밥에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려던 유성대 오시의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치아키가 있다면 랭5를 무과금으로 획득해보자는 터무니없는 이유로만 달리고 있는 이 이벤트도 나름 즐겁게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시작은 기분이 좋았다. 사이리움과 전번 이벤트에서 이월된 물병을 써서 최대한 초반에 두 전특의 만렙 달성을 노렸다.
첫날 소비한 다이아 수는 총 38개. 다음은 이벤트 둘째날 새벽 3시경의 랭킹이다.
아무리 스토리에서 땡겨올 다이아가 있다 하더라도 절대적으로 다이아 수가 모자르다는 사실은 자명했기 때문에 다시 옛날의 앙수면 모드로 돌아가야했다. 그러나 덱이 좀 컸다고 앙수면을 버린 지 꽤 된 몸은 2시간마다 다시 깨어나야 한다는 뇌의 암시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예전에 했던 늦게 자고 일찍 깨어나기를 시도했다. 그래도 아직은 순조로웠다. 다이아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간간히 스토리를 깨주면서 소모된 다이아를 다시 보충했다. 2/3덱에 가까워지면서 가장 좋은 것은 다이아를 쓰는 효율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전특 만렙은 lp를 두개, 긴급은 보컬덱의 경우 스킬만 잘 터지면 lp3으로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예전보다 다이아 소모량이 적어졌다. 역시 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더 실감했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재화의 총량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있는 다이아를 순식간에 탕진하고 길가에 내앉아 울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이아를 효율적으로 쓰는 플랜이 여전히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에 있어서 내가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았다.
1. ap를 꾸준히 소모하고 경험치를 올린다.
2. 후반을 위한 재화는 남겨둔다.
3. 자연lp + 다이아 사용을 통해 다이아 소비 최소화
4. 밤 시간을 충분히 활용
다음과 같은 기본 4가지의 원칙 외에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원칙은 새로 추가한 이것이었다.
5. 앵콜을 최대한 많이 세우고 꽃다발은 반드시 잡는다.
앵콜은 라이브를 잡을 경우 일정 확률로 등장하여 앵콜 스테이지에 세우는 아이돌 수가 많을 수록 추가점수를 주는 시스템이다. 또한 꽃다발은 그 앵콜 스테이지에서도 일정 확률로 등장하며, 스테이지에 세우는 아이돌 수를 일정 달성하면 추가로 1000점을 더 준다. 획득 가능한 점수가 어느정도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이 이벤트에서 조금이라도 다이아를 덜 쓰고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변수가 되는 이 앵콜에서 사람을 많이 세우는 것이 중요했다. 또한 긴급 라이브가 등장하면 최대한 다이아를 써서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초반의 패기로운 의지를 가지고 이벤 3일째에 포인트보상 5성인 레이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었으며,
후반특대가 열리는 5일 새벽에는 일반적으로 랭보 4성의 보더로 불리는 150만포인트 대에 근접할 수 있었다. 이 시점까지 내가 소모한 다이아의 개수는 누적 143개에 달했다. 그리고 포인트 보상으로 얻은 재화들도 조금씩 사용하고 있었다. 랭5성의 명함컷은 1만1천위였으므로 내 목표는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1만위 내로 순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목표는 후반으로 갈수록 지옥으로의 급행열차가 되기 시작했다.
8월 6일, 피치데이가 찾아왔다. 이벤트 종료까지 4일 남은 시점. 이번 이벤트에 피치데이는 단 한번 끼여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안 쓰고 간간히 모아온 빵을 이 시기에 전부 태우기로 했다. 짤이 누렇게 된 것은 당시 내가 핸드폰의 블루 라이트를 오래 볼 경우 눈이 피로해진다는 기사를 읽어서 그렇다. 밤새 앙스타 버튼이나 두드리다 잠드는 인생이니 최소한 눈의 건강은 지켜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빵을 씹어서 레벨업 하는 속도보다 보더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고 나는 다급해졌다. 레벨업 시 잔여 ap와 lp가 날아가지 않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만큼 늘어난 ap를 씹어 삼키는 것이 만오천원 주고 들어온 뷔페가 아까워서 접시위에 과일만 조금씩 얹고 미친듯이 돌리는 기분이었다. 배는 이미 터지기 일보직전인데! 그런 내가 있는 빵을, 무려 10개가 넘는 빵을 씹을 수 있었겠는가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달려 오후 9시쯤에는 210만 포인트를 달성했으나 랭킹은 9900위 안. 내 마음 속 불안의 불씨는 조금씩 일렁이며 커지고 있었다. 이때까지 사용한 누적 다이아 개수는 총 182개. 물병이나 별사탕 등의 재화는 카운트하지 않았다.
8월 7일. 이벤트 종료까지 3일 10시간. 체감상으로 보더 오르는 속도가 올라가고 있음은 간헐적으로 느꼈지만 아직 빠르다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밤새 간헐적으로 깨서 lp를 소모한 덕에 아직 랭킹은 9700위 안이었고, 긴급도 꾸준히 잘 나와준 덕에 점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다이아는 계속해서 줄어 갔지만 줄어드는 만큼 스토리에서 보충하면서 달렸다. 추가적인 다이아 수급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10만점 넘게 모여있던 프로듀스 포인트를 투자하여 3성 포인트가챠를 돌렸다. 그중에서 가챠 3성카드들이 몇개 나와주었고, 이들의 스토리도 뚫어놓으면서 달렸다. 게다가 이 날은 츠무기의 생일이었다. 요즘 해피에레가 정신을 차려서 생일날에는 생일 다이아를 주기 때문에 비곤한 다이아 사정에 도움이 될 터였다. 게다가 생일 프로듀스도 있다. 프듀창을 켰을때 프로듀스 섬네일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일단 프로듀스를 달릴 수 있었으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미친놈들이 갑자기 서버를 다운시키기 전까지 말이다.
'예기치 못한 동작' 오류가 서너번 뜰때부터 불안하더니 오후에 서버가 다운되었다. 그리고 한 시간 넘게 아름다운 2주년 기념 메인화면 위에 서버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 알림창을 띄웠다. 내가 이렇게 문밖에서 애처롭게 앙스타의 대문을 두드리고 있는 동안에도 3분마다 ap가 한개씩 30분마다 lp가 한개씩 차오르고 있을 텐데 이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오열하고 절규하는동안 메인터넌스에 들어갔고 나는 긴급점검이 끝나는 3시까지 간헐적으로 앙스타를 껐다켰다 하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도 점검 종료 후 헐레벌떡 들어가 확인한 랭킹은 그대로였기에 망정이었지 아니었다면 땅을 치고 하늘에 절규하며 해피에레에게 욕을 한바가지로 쏟아부었을 것이 분명했다.
오후 8시경의 랭킹이다. 아직까진 30분당 100위 정도 다운되는 느낌으로 순위권을 아슬아슬하게 사수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 사용한 누적 다이아 갯수는 총 214개. 내가 깔 수있는 스토리 다이아도 점점 줄어가고 있었다.
8월8일. 이벤트 종료까지 2일 10시간. 순위 떨어지는 속도가 체감될 정도로 조금씩 보더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보유한 다이아 수는 약 30개 정도로, 스토리 다이아와 포인트 보상 다이아를 닥닥긁어도 100개 언저리밖에 안 되는 상태였다. 어떻게 여기서 더 다이아를 뽑아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다시 십만점 정도가 채워진 프로듀스 포인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포인트 가챠 10연을 한번 더 하자. 거기서 가챠 3성들이 나와 준다면 다이아를 조금 더 뽑아먹을 수 있어. 그렇게 포인트 3성 가챠를 돌렸다.
?????
니가 왜 여기서 나와...? 평소에는 눈씻고 찾아봐도 나오지도 않던 4성이 왜 이 시점에서 나와야 하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모두가 나의 이벤트를 방해하고 있는 것인가? 심지어 저 4성은 일반 4성이라 스토리도 딸려 있지 않았다. 차라리 가챠 3성이 더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어째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요 해피에레! 어쩔수 없이 가챠에서 나온 3성 뿐 아니라 카드 소지수가 모자라 앨범에 박아뒀던 3성들까지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하나라도 더 스토리를 뚫지 않은 친구들이 있다면 빼내와서 스토리를 뚫었다. 정말 악착같은 다이아 채굴이었다.
이때까지 소모한 다이아의 갯수는 누적 253개. 아직 까지 않은 이벤트 스토리와 포인트 보상 다이아가 있다고 하지만 재화 상황은 불안불안했다. 매일 제공되는 물병과 포인트 보상 물병도 아낌없이 써가면서 세벽 세시 경에는 포인트를 300만포인트에 가깝게 상승시켰지만 랭킹은 전보다 떨어져 1만 1천등 안을 아슬아슬하게 부유하고 있었다.
8월 9일. 이벤트 종료까지 1일 10시간. 늘 달리던 대로 달리고 있었지만 순위가 1만 1천위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보더가 올라갔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었다. 전특이며 후특이며 닥치는대로 잡고 있어도 순위가 오르는 정도가 미미했다.
거기다 내 불안한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긴급은 전반부에 잘 터지던 스킬을 감춰놓기만 해서 애꿎은 다이아를 자꾸 4개씩 쓰게 만들었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안그래도 없는 다이아는 이 시점을 기해서 0개가 되었다가 한자릿 수로 차올랐다가를 반복했다. 스토리를 까놓고 돌아와보면 순위가 백여등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고 다시 그것을 올리기 위해서 미친듯이 다이아를 소모시켰다. 포인트 보상에 아직 받아두지 않았던 빵을 전부 받았다. 피치데이때 소모하지 못한 빵을 더해 10개정도 되는 빵을 씹으면서 레벨업을 병행했다.
9일 저녁 10시 반경, 330만 포인트를 달성했지만 순위는 보시다시피 아주 아슬아슬한 상태였다. 저 숫자와, 점점 한자릿수가 되어가는 다이아들이 내게 말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지옥으로의 추락밖에 남지 않았다고. 그러나 나는 힘써 부정했다. 아직, 스토리 다이아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포인트 보상으로 받은 35개의 다이아도 남아 있었다. 이것들을 전부 그러모아 내일 10시까지 버텨 준다면, 어쩌면 나도 케이토를 얻을 수 있을 지 몰라. 내 안의 긍정적 자아가 속삭였다.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밤을 이용해 빵을 적당히 태우고 순위를 유지하다 막판에 포인트 다이아와 한개의 사이리움을 이용해 라이브를 불사르고 나면 분명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었다.
8월 10일 이벤트 종료까지 10시간. 밤을 새우고 말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나는 또 핸드폰을 켜고 잠들고 말았다. 새벽 두시쯤 화들짝 놀라 일어나니 순위는 1만1318위. 명함권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잠이 다 깨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당장 가용할 수 있는 다이아가 모자랐다. 단 두개뿐. 스토리를 깨야 했다. 하지만 쓸데없이 문장이 긴 스토리를 읽고 나오면 또 랭킹이 떨어져 있을 게 분명했다. 일단 대충 빨리 다이아만 수급해서 라이브를 뛰고 다시 다이아를 급히 수급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원래는 이렇게 성실하게 그날 그날 다이아 소모 및 증가량을 기입하고 있었으나, 9일 이후 시점부터는 그 작성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정도로 급박하고 바쁜 라이브 일정이 계속되었다. 중간중간 프로듀스 포인트로 희망의 만포챠를 돌려 스토리 카드들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만포챠 외의 다이아 수급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대체 어디서?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그간 정말 쓸모없다면서 받아두었던 스토리 개방 열쇠 23개였다. 이거다! 이 스토리 열쇠로 얻지 못한 스토리를 뚫으면 거기서 다이아가 더 나올 터였다. 다급한 나는 23개의 스토리를 미친듯이 뚫어 거기서 또 다이아를 채굴해 왔다. 그야말로 금 다 떨어져 가는 금맥에서 금쪼가리라도 긁어모으려는 광부가 된 기분
오후 두시. 스토리에서 캘 수 있는 다이아는 점점 줄어만 가는데 랭킹은 올라갈만 하면 떨어지고 올려놓으면 순식간에 떨어지길 반복하여 제자리걸음이었다. 답답해서 환장할 지경인데 손가락도 내 답답함과 불안을 아는지 앵콜이 떴다하면 무대에 세명도 세우질 못했고 긴급 라이브도 계속 lp 4개로 잡하며 내 성질을 돋웠다. 나는 명백하게 지쳐가고 있었다.
오후 7시가 다 되어가는 시점. 400만 포인트에 넘어섰지만 랭킹은 다시 명함권 밖으로 밀려났다. 어쩔 수 없었다. 이벤트 종료 한시간 전에 동원하려고 했던 포인트 다이아를 꺼내왔다. 35개. 이걸로는 부족했다. 다음 물병까지의 텀도 너무 길었다. 어떻게든 다이아를 더 끌어와야 했다. 마지막 기원을 담아 만포챠를 돌렸지만 일반 3성이 나와 절규했다.
오후 8시 47분. 이벤트 종료까지 1시간 13분 남은 시점. 포인트는 420만 포인트를 넘었으나 9시를 기점으로 다이아도 전부 떨어져 0개가 되었다. 이벤트 종료까지 한시간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순위는 명함권 밖이었지만 조금만 더 갈면 명함권 안으로 다이빙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 순간 엄청난 충동이 밀려왔다.
"과금, 과금을 해야하나?"
이번에도 결국 과금 엔딩으로 끝을 맺는건가? 그럼 다이아 몇 개를 더 갈아야 명함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 지난번처럼 100개정도? 100개는 얼마지? 2200엔? 오늘 환율은? 내가 왜 이렇게 해야하지? 하지만 따고 싶어 랭보 5성! 정신차려 그럼 무과금 도전기가 아니잖아!... 라는 식으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다이아 구매창에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하기도 여러번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이건 유성대 이벤트도 아니잖아"
그랬다. 나는 유성대 오시지 언데드 오시가 아니었다. 최근 특촬굿즈를 사모으느라 쓴 돈을 여기다 더 쓸 필요는 없었다. 그 생각이 미치자마자 랭보 5성에 미쳐있던 이성이 돌아오면서 눈이 뜨였다. 그래, 내 힘은 여기까지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총 포인트 425만 1810점으로, 1만 2001위를 달성하며 크로스로드 랭보 5성 도전기를 마쳤다. 마지막 순위에서 몇등 안 떨어진 걸 보니 그때 비자카드를 긁었으면 5성 명함컷 안에 들어갈 수도 있겠다 싶어 조금 아쉬웠다. 섬머라이브만 달리지 않았어도 다이아가 부족한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크로스로드에 사용한 다이아는 약 한뭉 가량, 물병 약 25개, 빵 약 15개 정도. 다이아와 재화를 조금 더 모아서 나중에는 정말로 성공하고 싶다. 아니 이런 말은 이제 하지말자 너무 지쳤다. 여러분 그냥 돈을 쓰세요 돈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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