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야말로 한번에 3화를 봐야지 하고 노력했는데 소용없었습니다. 제가 견딜 수 있는 블레이드력은 2화가 한계예요. 버틸수가 없군요. 일단 많은 두뇌활동을 요하고 이성을 피로하게 하네요. 이렇게 머리랑 가슴이 따로노는 드라마도 처음이네요. 머리로는 간신히 이 이야기의 단편들을 그러모아 붙이고 있는데 가슴은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를 거부중입니다.
에그제이드가 초반부터 12첩 반상을 한번에 내와서 저를 당황스럽게 했다면 블레이드는 안내도 없이 나오는 레스토랑 코스요리같아요. 레스토랑에 가서 블레이드 하나요. 라고 했더니 요리사님이 직접 하나씩 요리를 갖다주시는데 아무 설명도 없는 겁니다. 그리고 첫번째 요리를 다 먹기도 전에 두번째 세번째 요리들이 줄줄이 나오는거죠. 요리가 다 나오고 나서 설명을 해줄까요?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어쨌든 힘내서 블레이드 7화를 틀었습니다.
이하의 글은 가면라이더 블레이드 7,8화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해당 작품을 시청하신 분만 읽어주시길 권장드립니다.
오프닝의 이 오토바이 질주신 지난번부터 뭔가 익숙한 기분이 들었는데 딱 그거 아닙니까
놈놈놈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다 있네요
지난화에서 스미스 요원을 떠올리게 하는 분이 나타나셔서 타치바나씨를 공격했지요. 그걸 하지메씨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하지메씨에게 스미스씨가 제안을 합니다. 죄송합니다 스미스씨 제가 당신의 이름을 아직 몰라서요 그렇다고 히로세씨의 아버님같은 분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깁니다. 양해바래요
한편 켄자키씨는 영문모를 실험실에 끌려와서 CT기계 속에 우겨넣어졌습니다.
03년도면 윈도우 ME 나올 때 아닌가요? 의료기기는 아직도 DOS를 사용합니까?
스미스씨는 하지메씨에게 뭔가 보여줄 것이 있나 봅니다.
서로의 마음의 거리를 보여주는 것처럼 멀찍이 떨어져 앉은 세 사람입니다.
타치바나씨는 사실 조금 츤데레 같은 친구였던 모양입니다. 저렇게 정석적인 츤데레 대사가 3D 인물을 통해 한치도 틀리지 않고 나올 수 있다니 2000년도 초반의 일본 대단해요
켄자키씨는 실험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글레디에이터처럼 언데드랑 싸우게 만들어서 뭔가를 측정하는 실험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메씨의 설명 왈 켄자키씨는 분노를 힘으로 바꿔서 강해진다고 하는군요. 소장님은 두려움이 라이더 시스템과의 적합성을 떨어트린다고 했으니 화가 나서 강해진다는 것은 맞는 말인 것 같네요 일단 눈에 뵈는게 없어지잖아요
아니 그리고 너는 왜그래 진정해 좀
얘 하는 거 보면 대체 뭔지 모르겠어요 하지메씨 제가 이번리뷰의 하지메 포토제닉 코너도 만들 만큼 이친구를 블레이드에서 아끼긴 하는데요 그거랑 별개로 이 인..아니 언데드친구의 감정널뛰기를 못 이해하겠습니다. 인간이 아니니까 당연한건가 왜그래 뭐가불만이야 너의 언데드생의 뭐가 너를 화나게 하는거니 켄자키씨가 하지메씨를 미워한다는 게 뭐 문제가 됩니까? 저친구 세상을 왕따시키면서 살아왔잖아요 이제와서 좀 크고 자기랑 비슷하게 생긴 놈이 라이더짓한다고 돌아다니는 게 아니꼬운건가요? 대체 뭐가 문제야 일단 말을 해
세상에는 말보다 주먹이 빠르다는 말도 있고, 총도 persuader라는 이명이 있을 만큼 폭력이 언어보다 우선시되어 왔습니다만 그건 말로 해서 안 될 때 이야기지 서로 말도 안 해놓고 다짜고짜 주먹부터 휘두르면 그게 뭐 도움이 됩니까? 너네가 그러고도 인생 20년 산 놈들이냐 부끄러움을 알아라 심지어 한놈은 만년도 넘게살았는데 사회성이 제로예요 미친거아니야
저는 계속 이 스미스씨가 히로세씨의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히로세씨의 아버지가 맞습니까? 저는 지금 혼란스러운데요 약간 영문도 모르고 돌아가는 자바스크립트를 보는 기분입니다. 그 대사는 14년뒤에 나올 특촬장르에서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저기요 스미스씨는 히로세씨의 어머니를 살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근데 왜 여기서 딴소리하고 계시죠 아니면 이미 히로세씨의 아버님은 사라지고 스미스씨의 인격이 되신 걸지도 모릅니다.
대체 그는 이 짧은 6화의 시간동안 별로 마주지치지도 않은 카리스 씨에게 뭘 기대했길래 이렇게 화를 내는 걸까요 로또복권 사서 1등될거라고 철썩같이 믿은다음에 발표날 화내면서 본사 찾아갈 사람일세
이 친구들이 여기서 이럴 때가 아니라는 걸 더 큰 위기의 자각으로 깨달아서 다행입니다.
때로는 불가항력이 작용하는 거대한 일들이 우리를 냉정하게 만들어주죠
켄자키씨는 소장님과 타치바나씨를 저퀄리티의 CG그래픽 화염으로부터 구해내고
하지메씨도 코난같은 활약을 펼쳐서 소중한 월세방을 구해냈습니다.
별개로 이장면이 오늘의 하지메군 포토제닉에 선정된 제일 예쁜 하지메씨예요. 하지메씨는 우수에 차서 세상을 자신으로부터 왕따시킬때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사색가로서 절찬리에 활동해 주시길 바래요 거기에 비폭력주의자 옵션만 추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친구들은 타치바나씨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이 집 1층에 하지메씨가 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근데 왜 태연하게 이 집으로 들어온거죠?
소장님은 이 환장스러운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것은 1만년 마다 반복되는 일종의 천하제일 무술대회 같은 것이라고 하는군요 승자는 상품으로 1만년간 지구에서 역사를 펼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네요 1만년이면 빙하기 주기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걸 배틀로얄로 만들어낼 생각을 하다니 빙하기에 살던 친구들이 배틀로얄을 벌여서 빙하기가 끝나고 인간들이 번성한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지네요
그리고 소장님의 말에 엄청난 인터벌 연출을 만들면서 고뇌에 빠져드는 켄자키씨
이런 연출은 변신할때나 써달라구요 제작진 왜 긴 변신 대기타임에는 민망할 정도로 아무 연출도 없으면서 이런 소소한 일상연출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연출을 집어넣는건가요
하지메씨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서 달려가는 켄자키씨. 제가 아까 둘이 같이사는거 아니냐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사는곳이 달랐더라구요 6화동안 눈치를 못 챘습니다.
인테리어가 둘다 클래식 브라운 타입이라 눈치를 못 챘어요
제발 그만싸워 말로해
한편 타치바나씨는 라이더를 그만두고 평범한 삶을 살아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잘 생각했습니다 타치바나씨 이 길로 여권도 새로 파고 타치바나씨가 받는 급여보다 병원비가 늘어나기 전에 해외로 도망칩시다. 이상하게 언데드는 일본 내에서만 나타나는 것 같으므로 대충 태평양 정도만 건너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소장님의 쓸쓸한 뒷모습을 비추며 블레이드 8화가 종료됩니다. 아직도 의문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 작품이 언젠간 제게 이것을 설명해 줄거라고 믿으며 다음 화로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