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서두를 주저리 주저리 쓰다가 갑작스럽게 노트북 전원이 나가버려서 다시 쓰고 있습니다. 자동저장은 그리 믿을 만한 것이 못되니 숨쉴때마다 저장을 생활화해야 하는 거지요.
블레이드 11화는 켜기까지 꽤 오래걸렸는데 제가 보다가 멈췄다가를 반복해서 그렇습니다. 어쨌든 12화까지 어찌어찌 보았으니 이번에도 감상을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이하의 내용은 가면라이더 블레이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해당 작품을 시청하신 다음에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지난화에 스미스씨랑 블레이드가 싸우다가 스미스씨가 갸렌을 불러들였습니다. 스미스씨의 약물에 당해버린 갸렌씨, 그의 인생은 얼마나 수라장으로 향해가고 있는지요. 저는 이분의 미래가 걱정됩니다. 제 눈앞에 보이는 타치바나씨의 미래는 약물중독자로 폐인이 되어서 버려지는 엔딩이 보인다구요
여튼 그래서 갸렌이 난입하여 블레이드랑 싸우게 되었고 그 주변을 아군적군 할것없이 구경하고 있는 아주 요상한 씨름판같은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한번 싸우면 주변지형이 풍비박산나는 투디 액션물을 주로 봤더니 이런 엎치락 뒤치락 하는 싸움들은 주변인들이 꽤 근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배회하게 되어 어색하더라구요.
이 구도만 해도 제가 스미스씨였다면 쟤 둘이 싸우는 사이에 히로세씨를 들고 튄다던가 했을 겁니다. 그럼 얘들 장비도 제대로 못다루는데 방해꾼이 없어질 거 아니에요. 스미스씨 생각보다 허술한 면이 있어요.
그리고 하지메씨는 등산모자친구랑 버스킹을 하고 있는데 사실 여기서 제가 블레이드를 한 번 껐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등산모자씨에게 큰 실례지만 노래를... 못해요! 가사도 노래도 멋지다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계속 카메라가 이 친구의 버스킹 장면을 잡아줬더라면 계속 봤을 것입니다.
근데 하지메씨가 그걸 듣고 아련한 회상을 시작하잖아요 이 무슨 강남스타일에 맞춰서 슬픈 영화 트는 것도 아니고 집중을 할 수가 없는 혼란스러움이 저를 쓰나미처럼 덮치는데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건 하지메씨의 예쁜 얼굴로도 무마가 안 되는 언밸러스함이에요
이런 친구에게도 저렇게 정성스러운 선물을 가져다 주는 팬이 존재합니다. 저도 열심히 살면 저런 사람들이 제게 나타나 줄까요 등산모자친구는 생각보다 인복이 있는 모양입니다. 저런 옷을 입고 버스킹을 하는데도 팬이 생겨준다니 드라마의 세상은 아직 따뜻하군요.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하지메씨의 와이파이에 언데드가 잡혔습니다.
애니나 드라마에서 정체를 숨기고 있는 친구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현장을 향해 달려가는데요 현실에서라면 금방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친구를 쫓아가는 사람들이 되게 잘 찾아요. 이 장면만 해도 하지메씨가 튀어나가고 등산모자친구가 자리를 정리한 다음에 쫓아온 건데도 아주 정확하게 하지메씨의 전투장소로 찾아옵니다. 마치 무슨 레이더라도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다 각본의 힘이겠지요. 그래서 필연적으로 우리 등산모자씨는 카리스의 싸움을 목격하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또다른 드라마 속 만능의 존재가 나타났습니다. 쫓아가는 자는 각본이 허락하는 한 반드시 쫓는 자를 찾는 다 다음으로 유용한 것입니다. 바로 원한다면 모든 것이 나오는 인터넷이지요. 기실 인터넷이라는 존재가 원하는 자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도와주긴 합니다만 가끔은 이게 조금 지나쳐서 어떤 작품에서는 정체를 철저하게 숨기고 사는 뱀파이어들의 전설과 특징까지도 잘 정리해서 보여주거든요. 그래서 이분이 인류기반사 연구소를 구글링할때 얼마나 대단한 자료가 나와줄까 엄청 두근두근했는데 검색하는 장면만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이 불쌍한 청년은 새로운 약물에 또 이용당하고 있군요.
한편 켄자키씨 일행과 사요코씨가 접촉해 정보를 교환합니다.
그리고 여기도 새로운 사람들과 접촉했군요. 여기서 제가 블레이드를 두번째로 껐는데 갑자기 드라마가 저를 왕따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 하지메씨까지 따돌리면서 자기들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어색하게 서있는 하지메씨를 보면서 제 가슴이 얼마나 찢어졌는지 아시겠어요 하지메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 선상라이브라길래 유람선 갑판에서 하는 줄 알았는데 무슨 예수님 라이브인줄 베드로야 사람이 많구나 배를 빌려다오
필드에 레어 몬스터가 떠서 서로 잡으려고 안달인 장면입니다. 얼마나 독점욕이 강하냐면 저렇게 실시간으로 데미지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도 건들지 말라고 시비를 틀 정도랍니다.
맙소사 진짜 저 배에서 라이브를 할건가봐요 등산모자 친구는 대뇌 활동이 정지된 걸까요 아니면 세상을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걸까요 아무리봐도 버스킹용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디자인의 배가 아닙니까. 왜 이 친구가 실패로 점철된 인생을 살고 있는지 그의 곁에 순진한 언데드가 아니라 인간이 있었다면 도움이 되었을까요
이 가게가 굉장히 교외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전거로 도심까지 갈 수 있다면 생각보다 그리 먼 곳은 아닌가봐요
저는 감상글 쓸때 이 순간이 제일 좋습니다. 바로 오늘의 제일 예쁜 하지메 한컷을 선정하는 일이지요.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짙은 사색에 잠겨있는 하지메의 모습이 선정되었습니다. 이 크레페 케이크의 한 레이어 같이 켜켜히 쌓였으면서도 밀푀유처럼 메말라서 바삭이는 분위기의 하지메씨는 블레이드를 볼때마다의 저 같아서 참 공감이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예뻐요
저였으면 애초에 카리스가 순식간에 하지메로 바뀌었던 재규어와의 전투신에서 눈치챘을텐데 이 친구는 눈치가 없네요 그래서 세상을 그런 험악한 센스로 살아왔군요. 이제 납득이 됩니다. 등산모자씨는 눈새였어요
그리고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내아들에게서 떨어져 라고 말하는 전형적인 아침드라마 시어머니 장면이 등장하고
공사장에 언데드가 나타납니다.
다른 가면라이더 시리즈였다면 오렌지씨가 도와줄 수 있었을 테지만 이 작품은 블레이드지요. 안타깝습니다. 괜찮아요 시간이 좀 걸릴테지만 박살나버린 보드의 정규직 가면라이더 친구들이 도와주러 오니까요
그거 찢을거면 그냥 나 주지
목숨을 살려준 것에 감사하지는 못할 망정 적반하장으로 화내는 등산모자씨는 조금 더 예의라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자기 목숨을 부지해준 사람한테는 그게 인간이던 아니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합니다.
그리고 하지메씨는 홀로 살아가기를 다짐합니다. 그보다 저는 하지메씨가 유류비를 어디서 충당하는지 너무 궁금한데요 돌아다니는 거리가 엄청난데 이친구는 보드 소속도 아니잖아요 월급도 퇴직금도 없습니다. 하지메씨 주유할 돈은 있지요 그렇지요?
그리고 사요코씨는 식물의 정체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그리고 그 사실이 다음화에 나와줄지. 13화를 보면 알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