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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라이더/가면라이더 블레이드

[스포] 가면라이더 블레이드 1~2화 감상 정리


생각보다 발목골절이 장기요양이 되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차에 블레이드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고라이더를 블레이드를 보지 않고 시청하는 불상사를 저지르는 바람에 저는 켄자키씨를 평가절하하고 말았었습니다. 그 불행하고도 슬픈 일을 만회하기 위해서 블레이드를 추후에 보겠노라고 마음먹었지요. 다행히도 이제 에그제이드는 방영분을 다 따라잡은지라 비는 시간을 종종 블레이드로 채워볼까 합니다. 그런데 정신차리고보니 벌써 일요일이고 저는 37화를 봐버렸네요.. 이제 마감이 밀린 사람의 기분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포스트 어제 작성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내버려 뒀어요. 하루의 대부분을 누워서 보내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이 불편합니다.


아래의 포스트는 최대한 스포를 피하고 썼지만 그래도 블레이드에 대한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가면라이더 블레이드는 제 첫 특촬인 류우키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보다 정확한 시기상으로는 류우키 이후더군요. 이 2000년대 초반 작품에 대해서 풍문으로 들은 것이 이것저것 있습니다만 여튼 작은 기대감과 궁금증을 가지고 1화를 틀었습니다.



 시작부터 디지털 HD방송의 수혜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남겨 주었음을 절절히 깨닫게 하는 과거의 유산이 저를 반깁니다. 그리고 누가 달리네요 아마도 주인공이겠죠 그러니까 저 사람이 켄자키겠군요.



블레이드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라이더컨셉은 트럼프카드입니다 일단 여기서부터 조금 의아했습니다. 사실 트럼프인것을 알아차리기가 쉽지않거든요. 이친구들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는 라이더수트, 그중에서도 헤드파츠는 곤충의 느낌과 결합되어서 거의 재해석된 수준이고 카드 디자인도 트럼프 카드보다는 새로운 종류의 듀얼몬스터즈 같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여튼 컨셉부터 저에게 혼란함을 주는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롱테이크씬 같은 것들이 많고 배우들이 롱테이크씬에게 계속 빨리가라고 재촉하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 생깁니다. 마치... 시계를 쳐다보면서 서두르라고 외치는 느낌이지요. 그리고 갑자기 괴물이랑 싸우는데 특촬 역시 나름대로 10년동안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음을 겸허하게 느끼게 되는 경건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계속 2000년대 초 작품에게 과거의 유산으로 왕따당하는 기분을 맞고 나면 오프닝이 시작하는데




이해할수없는 행위예술 1



더더욱 이해할수 없는 행위예술2


사실 기행이라고 부르고싶지만 이 특촬도 블레이드라는 이름의 작품이니까 예술 카테고리에 넣어 주어야 합니다.


혼란하네요..


그리고 주인공은 뭔가 보드라는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세기말 전후에 가까운 작품들이 좋은 것은 보다 현실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일까요 에그제이드보다 만화적인 연출은 많이 줄어서 일본의 드라마에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감회에 젖게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것을 추구한 나머지 색감과 밝기 그리고 캐릭터성을 잃었습니다.


다들 블레이드가 가을의 드라마라고 하더니 정말이네요 배우의 머리카락 한올부터 배경의 먼지까지 세피아색으로 물들여져서 나는 가을의 드라마라고 세뇌하는 수준입니다. 캐릭터1이 갈색이라면 캐릭터2는 조금 더 진한 갈색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있어서 구분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리의 주인공 켄자키씨는 직업활동을 위해 가면라이더를 지망했군요. 제가 특촬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가면라이더는 직업으로 삼을 만한 게 아니라는 건 잘 압니다. 세상에 직업이 얼마나 많은데 자진해서 가면라이더를 하다니 빨리 퇴사계를 작성합시다 켄자키 군



이 칙칙한 화면속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건강의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발악하고 있는 우유 씨





켄자키처럼 생긴 사람이 하나 더 나타남 이분은 조금더 밝은 갈색의 캐릭터성을 갖고 계시는군요








2017년 상반기를 강타하고 지나간 국내 드라마마냥 PPL이 산재한 드라마인겁니까 아니면 정부가 우유를 많이 마시자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는건가요 이쯤되면 좀 무서운데





한니발만큼 어두운 화면속에서는 조금더 어두운 갈색의 캐릭터성도 무참히 짓밟히고 맙니다





그리고 또다른 특성이 있다면 모든 화면이 배멀미하는것마냥 기우뚱거림

마치 모든 세트장이 거대한 배 위에 지어진 것 같아요.

 이친구들은 또 누구죠



그리고 켄자키는 난데없이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해서 빠른 고민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조금 격렬하고 사이키델릭하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를 응원하겠습니다.




켄자키는 이쪽이었나봅니다 그럼 아까 그사람은 누구였던거죠



화면 밝기좀 올려줘라 제발 나에게 갈색과 브라운과 낙엽색을 구분할 기회라도 줘




살면서 이렇게 진지하고 경건한 모습으로 뻐큐를 날리는 건 처음봐서 신기합니다.

아 지금보니 뻐큐가 아니었네




언데드가 카드에 봉인되는 모습의 연출이 좋았습니다. 역시 카드만한 간지가 없거든요 이 조그만 86*52 사이즈의 종이조가리는 예로부터 멋진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재질로 우리를 매혹시켜왔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아 그리고 여기서 켄자키가 많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저도 언어학적인 면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오늘만난 사람에게 털어놓고 있는 켄자키씨. 이친구가 몇살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작중 20대 후반일것 같은데 그렇게 살면서 몇백 몇천번 배신을 당했으면 지금 살아있는것도 기적같은 수준이네요 아니면 초등학생때 빌려준 지우개 못 돌려받은 것까지 세고있는 희대의 쫌생이는 아니겠지요




대체 그래서 얘는 누구야

앉아있다가 외계의 수신호를 받고 뛰쳐나가던데 누굽니까 이런것에서 제가 에그제이드를 찾게 될 줄 몰랐는데요. 이쯤되면 요상한 말투를 써도 되니 제발 캐어필을 해달라고 작품에게 무릎을 꿇고 빌게 됩니다




활이 멋있었습니다




제가 한때 이런 것들이 유행했던 시기를 살았음이 믿어지지 않는, 자신에 대한 불신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그보다 드디어 세 갈색맨이 만났으니 헷갈리지 않게 빨리 외워야 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구분이 힘드네요 페레로 로쉐 세개를 바라보면서 차이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한 10초정도 예술영화같은 순간을 보내는 하지메 군




2000년대에도 보조 배터리가 존재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더해주는 장면




 저세상 우울맨이었던 화면과 불안으로 가득했던 그 모든 연출을 지나 이 지점에 당도하면 시치미 뚝 떼는 것처럼 천진난만한 포즈에서 아연실색하게 됩니다. 대체 제가 무엇을 보고 있는 거죠? 그리고 무엇을 봐 왔던 겁니까?


제가 이것을 정주행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