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모든 것의 시작을 거슬러가보면 그것은 9월6일 마침 쿠(9)로(6)토의 날이라 지인과 그림을 그리며 보냈던 행아웃이 원인이었습니다. 각자의 화면을 공유하고 있지만 않았더라도, 제가 조금 더 그림에 집중하고 있었더라도 그것과 눈을 마주할 일은 없었을텐데요.
모든것의 원흉
이 악마!
제가 홀렸다는걸 눈치챈 지인들이 디케이드 얘기를 탐라에 하면서 온갖 짤들을 다 올려줬는데요 무심코 보고 만 주인공 다리에 8중추돌사고를 일으키고 하루종일 디케이드와 오즈 사이에 큰 슈퍼히어로 대전을 치뤘습니다. 근데 그날밤 꿈에 츠카사가 흐릿한 얼굴과 또렷한 다리로 나타나고 말았지 뭡니까. 아침부터 츠카사를 찾으면서 일어난 저는 어쩔수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안해 앙크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 그래서 하루종일 디케이드만 생각하고있다가 집에 오자마자 바로 디케이드를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주인공이라니까 예쁜 모습이 정말 많이 나와줄 거예요. 두근두근 기대감 가득한 마음으로 일을 그르칠까봐 목욕재계까지 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앉아 디케이드1화를 틀었습니다.
제가 아직 헤이세이라이더를 다 보진 못했습니다. 특히 헤이세이 1기의 경우는 류우키와 블레이드만 알고 있고 나머지는 전혀 문외한입니다. 디케이드에 대해서는 1기 콜라보 작품이고, 왠 등산모자 쓴 아저씨가 나와서 주인공을 꾸짖는 작품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콜라보 작품같은 경우는 양쪽의 작품을 다 알고있어야 더 잘 볼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개라도 더 많은 특촬을 본 다음에 보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시청을 계속 미뤄두고 있었어요 이젠 다 부질없는 짓이 되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영문을 알 수 없는 파괴의 현장이 나오는데 제가 이런 장면을 특촬 보면서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익숙합니다. 류우키나 블레이드 등 제가 아는 수트들도 보여서 반갑네요 그리고 그 모든것을 가르며 나타나는 파괴자 디케이드 이 작품의 키워드는 파괴인가봅니다. 아무튼 저는 빨리 주인공 다리를 보고싶구요
흘러나오는 갓곡과 함께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롱다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각본 이름에 가려져서 모든 각선미가 안 보이는게 아쉽지만 충분히 예쁩니다. 저렇게 확실한 정체성을 가진 다리가 별로 없으니 쟤가 주인공이군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카도야 츠카사래요. 롱다리와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파괴와 함께 디케이드의 키아이템으로 등장하는것이 카메라입니다. 일단 주인공이 지내는 중심 로케가 사진관이기도하고, 오프닝에서도 줄창 필름이며 사진기며 날아다녔기때문에 이 작품이 촬영, 영상, 찍힌 화상을 메인 테마로 가져간다는 것은 누구라도 눈치챌 만큼 당연합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면서도 죄다 사진을 엉망으로 찍는다는 것 같습니다.
이정도로 예쁜 다리를 가지고 있으면 사진은 엉망으로 찍어도 괜찮잖아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롱코트가 유독 가느다란 종아리를 도드라지게 하는 최고의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컴퍼스만큼 쭉쭉 벌어지는 다리 너무 예쁘네요 정원가위 저리가라임
앉아있으면 더욱 예술이 되는 다리 까만 옷이 실루엣을 강조해주는지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서있어도 예쁜데 긴 다리 가진 사람들은 앉아있으면 그 멋짐의 오라가 두세배는 더 되는 것 같아요 그건 아무래도 선에 각이 잡히면서 조금 더 입체적이고 다이나믹한 몸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무튼 이상한 사진만 찍고다닌다고 나츠미씨는 츠카사씨를 구박하는데
아무리봐도 이건 그냥 로모카메라로 찍은 건데요 나츠미씨는 로모카메라를 모르고 있는건가요 디케이드 몇년작이지 2009년작이네요 로모카메라는 90년대에 처음 나와서 보급형은 06년도 즈음 런칭되었다고 하는군요. 그럼 디케이드의 세계에도 로모카메라 정도는 있는거잖아요. 현재 자신이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담아내는 게 아니라 색감이나 노출에 있어서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상을 왜곡시키는 제품이 로모카메라입니다. 그 의외성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미지로 마케팅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걸 고려해봤을때 츠카사가 사진을 못찍는 게 아니라 그냥 로모카메라로 찍고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감격적인 다리를 한 사람이 사진을 못 찍을 리가 없잖아
다리가 얼마나 긴지 무릎을 수그려야 나츠미와 높이가 비슷해집니다 정말 감동의 다리입니다. 완벽한 비례의 다리
거기에 제대로 수트바지에 구두란 말이죠. 가장 옳은 조합입니다.
다리얘길 하느라 좀 정신이 없었는데 디케이드는 헤이세이 1기 작품들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입니다. 그러다보니 세계를 건너뛴다는 점을 열심히 어필하려는건지 1화에서만도 세계를 건너뛰고, 뒤죽박죽으로 섞이고, 혼란스러운 요소들이 많이 연출되는데요. 세계를 건너뛰는 연출이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라서 그런지 자연재해나 라이더 작품 특유의 사건사고보다도 이 작품 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이 잘 느껴져서 디케이드의 핵심은 이 작품들의 본질 자체가 위험에 처해있다- 는 거구나. 하고 확실하게 와닿았네요. 그리고 디케이드가 그 작품들의 10번째 작품이니, 나머지 9작품보다도 메타적인 위치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이 장면에서도 나츠미가 계속해서 장벽을 통과하면서 세계를 건너거든요. 그게 꼭 제4의 벽을 건너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렴어때요 이렇게 예쁜 다리랑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세계도 시간도 껑충껑충 건너뛸 수 있을 겁니다.
다리가 기니까 이렇게 안정적인 화면이 나옵니다. 삼각 구도는 예술에서 예로부터 가장 안정적인 구도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츠카사의 양 다리가 적당하게 벌려져 있고 화면 중앙에 서 있음으로써 이 화면의 삼각 레이아웃이 완성되는 겁니다. 가장 안정적으로 잘 생긴 구도가 되었습니다.
변신하니까 다리가 좀 짧아진것같아요
디케이드의 모티브는 바코드인 것 같네요. 그리고 카드를 이용해서 싸운다는 것이 블레이드랑 비슷합니다.
다리를 좀 예쁘게 찍어줘야하는데 제 손도 츠카사가 찍는 카메라만큼 실력이 나쁜가봐요 좀더 또렷하게 츠카사의 다리를 보존해주고 싶습니다. 저런 다리는 흔치않아요 그걸 제가 직접 목격할 수 있게 도와주신 본작의 프로듀서씨 연출여러분 스탭진여러분 츠카사배우를 캐스팅해주신 관계자 여러분 소속사 각본가 기타 모든 사람들과 TTFC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우리집 컴퓨터 및 맨날 끊기는 와이파이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굉장히 어려운데요, 초반부터 이것저것 바뀌는 연출이 잦은 데다가, 혼란스럽고, 주인공도 영문을 모르고, 아무튼 뭔가 일어난다! 정도의 느낌만 가지고 쏟아붓는 정보량이 대단합니다. 분명 쟤도 어딘가 과거작에서 나온애일텐데, 저 괴수도 과거작에서 가져온걸텐데 제가 모르니 콜라보작인데 모르겠어! 하고 제 자신을 질책하고 싶아질 때도 있습니다. 그건 아무래도 제가 크로스오버를 많이 좋아하기때문에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구요. 마찬가지로 저기 서 계신 친구도 분명 어딘가 나왔던 사람일텐데 누군지 모르겠어서 슬프다 이겁니다. 하지만 츠카사의 수수깡같은 다리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군요
세계가 대충 멸망해도 츠카사의 다리는 그대로니까 괜찮습니다.
제가 1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모먼트가 나오기 이전에 이제부터 세계에서 가장 예쁜 다리를 보여줄것입니다 라고 예고장을 던지는 듯한 장면입니다. 의자에 가려졌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 완벽한 각선미가 극대화되는 좋은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카메라가 츠카사의 다리를 자주 안 잡는데요 이 정도쯤 되는 다리면 좀 구도 속에 자주자주 잡아줍시다.
아너무예쁘다진짜 어떻게 이런 다리가 세상에 있을수있을까요 아니, 이미 세상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살아가는 것에 감사해야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예쁜 다리에 어울리는 예쁜옷을 입혀준 코디님들에게도 감사해야합니다. 디케이드도 어쩔수없는 헤이세이 1기인지라 화면이 치사량 이상의 갈색으로 물들여져있습니다만, 그것조차 츠카사의 다리에 클래식한 우아함을 주어 이 모든 컷이 마치 1950년대의 아르데코 스타일을 컨셉으로 잡은 로맨스영화같은 느낌이 됩니다.
제가 1화내내 다리얘기만 하고 있는데 디케이드가 세계가 대충멸망하기 직전에 자신이 누군지 잘 모르는 츠카사가 사진관 사람들이랑 세계가 대충 망하지 않게 다른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구한다는 것과 파괴는 일견 서로 대치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파괴자로서의 츠카사가 어떻게 세계를 구하는 건지, 영 감이 안 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카메라라는 오브젝트와 츠카사가 자신의 본질을 모른다는 점 이 두가지의 요소들도 제게는 매우 신경쓰이는 점인데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얘기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것도 다리가 참 예쁘죠 까만 옷을 입히기로 하신 분 정말 최고입니다.
디케이드 2화입니다.
오프닝의 피아노건반과 맞춰서 깜박이는 라이더 실루엣이 너무 신경쓰임
갓곡과 갓다리의 조합은 최고입니다. 곡을 각트가 불렀다더군요 갓곡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2화는 헤이세이 1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쿠우가의 세계부터 시작합니다. 세계 이동과 함께, 츠카사의 복장도 바뀌었습니다. 제복인데요. 세계를 이동할때마다 츠카사의 복장이 바뀌는 모양입니다. 누가 넣은 컨셉인진 모르겠지만 토에이는 이분에게 포상휴가를 보내주셨겠죠? 바지핏이 원래 입던 옷보다 넓어서 각선미가 잘 보이지 않는 게 아쉽지만 단정하고 절제미가 넘칩니다. 츠카사는 정말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런거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지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본 유사 기억상실 라이더와는 조금 대조되는 모습이라 신선하네요.
제복이 좋은 것은 각이 잡혀있다는 것이고, 각이 잡혀있다는 것은 이렇게 움직임이 있었을때 절묘하게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거죠. 마치 고급 랍스터의 매끄러운 몸체와도 같이 잡힌 바지주름과 다리가 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경건하게 합니다. 이 작품, 정말로 다리를 잘 안 잡아준다니까요. 저렇게 예쁜 다리를 두고 다른 것을 잡고 있다니 파도밑에서 조개를 줍는격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콜라보 작품이라곤 하지만 디케이드에 등장하는 타작품들은 전부 실제 작품과는 달리 평행세계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실제 작품의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렇죠 쿠우가는 오다기리죠였는데 이제와서 부르기엔 좀 많이... 토에이의 자본이 위험합니다. 아마 여기 인물들도 쿠우가의 주연 둘을 비틀어서 놓은 게 아닐까 싶은데요. 왜냐면 제가 쿠우가는 몰라도 고다이치는 알기 때문에...
이 작품이 츠카사를 그리는 방식이 굉장히 신경쓰입니다. 일단 다리가 예쁘다는 얘기부터 하고 넘어갑시다. 저 다리는 제가 TTFC에 월 960엔만 주고 보기엔 아까운 그런 황송한 다리예요. 정말이지 저 곧게 땅을 디디고 선 모습이 꼭 잘 자란 강낭콩새싹같아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벅차고 제가 방학숙제로 키운것마냥 흐뭇해집니다.
츠카사 본인의 마이웨이성이 초반부터 두드러지게 드러나는데요, 저는 거기서 약간 영어권의 모 히어로 같은 인상도 동시에 받았습니다. 디케이드의 메인 사건은 각 작품이라는 세계가 흔들리고 있고, 그걸 구해야 하는 것이 그 작품 외의 캐릭터인 츠카사입니다. 그리고 츠카사는 자신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변신도 전투도 모두 운명처럼 대강, 어쩌다보니 알게 된 존재구요.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왠지 츠카사는 그 히어로처럼 굉장히 메타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 속에 있다기보다는 작품 외에 포지셔닝되어, 작품에 개입해서 요소들을 바로잡는 거죠. 다만 츠카사가 그 영어권 히어로 친구와 다른 것은 그가 디케이드라는 작품 밖의 시청자까지는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굉장히 양파처럼, 겹겹이 이루어진 구조인거죠. 디케이드라는 작품이 있고, 그 안에 9개의 액자식으로 된 작품이 있고. 그래서인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쿠우가의 세계의 메인 주인인 유스케와 야시로 경사님입니다.
다리가 아니지만 얼굴부터 손끝까지 정말 티끌하나의 오점도 없네요 목에 걸고있는 카메라마저 이 구도에 빛을 더해줍니다. 가지런하게 뻗은 손가락을 보세요 장인이 만든 쥘부채같습니다. 저는 츠카사가 이렇게 트릭스터적인 면모들을 보일때가 좋습니다. 이 친구, 아직 2화밖에 안됐지만 자신이 부외자라는 인상을 많이 주고 있거든요. 세계가 자신을 거부한다던 제일 처음의 말처럼 츠카사 본인도 세계와는 별로 관계되고 싶지 않은 것같아 좋습니다. 그러니 평판이나 사회적 시선에 별로 얽매이지않고 - 물론 그정도 되는 다리를 가졌으니 별로 신경안쓸만도 합니다만 - 자기 느낌 닿는대로 유유히 행동하는거겠죠. 깜찍합니다
이 장면의 연출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제가 1화부터 디케이드를 보면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아직 2화밖에 안된 작품에 설레발을 치는 것 같아서 얘기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나아가려고 시동을 거는 유스케와 마치 렉먹은 것처럼 뚝뚝 끊기는 카메라가 왠지 이 작품 자체의 세계들을 말하는 느낌이 들어서 기시감을 받았습니다. 쿠우가의 세계에는 괴인들이 그론기라고 불리고 그친구들이 살인 사건을 일으키고 다니는데요 2화 시작한지 절반인데 이제와서 얘기하고있군요 잘모르겠으면 디케이드 보시면됩니다.
다리는 아니지만 예쁜 장면 2
츠카사는 자기의 사진이 잘못나온다고 불평하기 전에 카메라 기종부터 바꿔 봅시다.
카메라가 츠카사의 다리를 크게 잡아주지 않는 것에 큰 불만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츠카사가 이 세계의 사람들이 모르는 지식을 금방금방 습득하고 알게되고 하는것이 마치 나쁘게 말하자면 ㅈ모 사이트의 수많은 차원이동물들을 생각나게 하는데요. 그 작품들이 대부분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세계'라는 존재를 하나의 의지 혹은 인물로 설정하고는 걔들이 타 작품의 캐릭터를 데려다가 일종의 사도로 부려먹는다는 점이거든요. 츠카사도 약간 그런 포지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이 조금 어려웠는데 옆동네 달이 뜨는 장르의 서번트소환같은 느낌이라는거죠.
그리고 이 콜라보작품의 가장 마지막인 디케이드(10)와 대치하는게 헤이세이 1기의 시작인 쿠우가(1) 라는것도 굉장히 신경쓰입니다.
그리고 아무리봐도 각본의 오리캐같이 생긴 아저씨도 신경쓰임
디케이드 3화입니다.
앞으로 츠카사의 다리를 많이 보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줌과 동시에 제 마음을 경건하게 만들어주는 오프닝의 도입 씬. 사실 제가 주목하는건 다리만은 아닙니다. 이 뒤에 나오는 츠카사의 눈이 카메라 렌즈와 오버랩 되는 장면도 신경써서 보고 있어요. 츠카사는 사진을 찍는 캐릭터이고, 사진기는 현실의 상을 복제하거든요. 츠카사의 눈이 카메라의 렌즈와 동일시되게 찍힌 것은 그의 캐릭터성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시기상조일수도 있지만요.
지난화에 등산모자아저씨가 등장해서 디케이드를 제거하려고 들었는데요, 중간에 아마존즈 찬구들이 나왔었습니다. 저는 아마존즈는 잘 몰라서 이 세계를 구한다는 스토리 중간에 난입하는 다른 세계 친구들까지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하지만 이건 이해하기 쉽죠 츠카사의 다리입니다. 허리에 살포시 얹은 손까지 박수갈채를 받아 마땅한 포즈입니다. 평범한 산길이 꼭 돌체앤가바나 F/W시즌 신상품 발표 런웨이같습니다.
이 콜라주 신도 굉장히 신경쓰입니다. 이제 겨우 3화밖에 안 되었는데 신경쓰이는게 한둘이 아니에요. 콜라주는 기존에 있던 이미지들의 조각을 가지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인데, 츠카사가 이미 있던 상을 왜곡시켜 버리는 존재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후의 작품 전개를 암시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고 설레발을 열심히 치고 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로 가려졌지만 조금도 숨길수 없는 절대각선미의 오라
순간캡쳐로 잔뜩 흔들렸어도 알수있는 유려한 곡선의 다리
간혹 등장하는 선명한 장면들이 이렇게나 감사합니다.
디케이드의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츠카사이지만, 그가 여행하는 세계들에는 나름대로의 주연들이 있기 때문에 츠카사가 메인으로 활동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카메라도 스토리도 각 세계의 주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구요. 츠카사는 그저 옆에서 조금 도움을 줄 뿐입니다. 그런 구도다보니 츠카사라는 캐릭터는 이미 어느정도 완성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에게는 결여된 것이 있기 때문에 작품이 흘러가면서 그 부분을 어떻게 채울지가 굉장히 기대되구요.
바지에 잡힌 주름마저도 아코디언처럼 예술적입니다.
순간캡쳐로 잔뜩 흔들린데다가 그론기로 가득해서 다 똑같은 색인데도 츠카사의 다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고 눈부시며 정체성이 확고하셔서 바로 알 수있습니다. 츠카사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왔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단 하나는 잃지 아니하였습니다 바로 다리의 정체성입니다.
폭발이펙트속에서도 고고한 다리
결국 세계의 주역은 그 세계의 가면라이더가 되어야 하기에 츠카사의 행동동기는 다른 것보다도 세계를 지키는 쪽으로 움직이죠 만약에 그게 아니었다면 츠카사가 지키는 것은 다른 게 되었을 겁니다. 그나저나 남다른 다리를 가진 사람은 멀리서봐도 남다르네요 실루엣이 다르죠
너무 다리만 쳐다보는것도 이상할 것 같아서 예쁜 얼굴사진도 하나 가져왔습니다.
이 내용이 실제 쿠우가와 얼마나 유사한지는 모르겠지만, 본편 쿠우가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아니면 아예 비틀어서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겠죠. 저는 사실 처음부터 이 세계들이 실제 본편의 세계가 아닌 패럴렐 월드라는점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츠카사가 사진을 찍는 족족 상이 왜곡되는 것도요. 아직 많은 것들이 풀리지 않아서 전부 풀어놓기가 저어됩니다만, 시뮬라크르라는 철학적 개념이 이 작품속에서 중심적으로 작용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개념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이야기가 진행된 다음에 더 자세하게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시뮬라크르는 대상의 복제인데요, 실제로 본질은 아닌 거죠. 이 개념에 대해서는 다양한 철학자들이 말한 내용이 있고 각각 조금씩 달라서 지금에서 딱 집어 말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츠카사의 사진도 디케이드가 돌아다니는 세계들도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디케이드가 돌아다니는 세계는 실제 본편작품들의 복제이죠. 실제 그 작품의 인물들이 아닙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가짜라고 할수있겠네요. 그리고 츠카사가 찍는 사진도 그 현실을 복제한 상입니다. 역시 실제를 담는 게 아니죠. 가짜투성이의 세계인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츠카사가 가장 현실에 가깝게 찍은 것이 다른 무엇도 아닌 유스케와 야시로가 지키고 싶었던 미소라는 건 가짜 세계이던 진짜 쿠우가의 세계이던 가지고 있는 미소라는 본질은 동일했다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복잡한 작품입니다. 이 복잡한 이야기를 잘 마무리 할지... 걱정도 되네요. 다음화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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