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밀린 루팡패트를 본다고 디케이드를 미뤄두었습니다. 그와중에 츠카사 배우분이신 마사히로씨가 출연하고 있는 가로의 티비시리즈 예고편도 공개되어 제법 불타오르는 시간을 보낸 것 같네요. 이번 기회에 가로도 보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아 예고편만 돌려보며 손가락만 빨고 있네요. 얼른 돈이 좀 생겨서 카미노키바도 보고 그래야겠습니다.
디케이드 이번 에피소드는 아기토의 세계입니다. 이전 세계였던 파이즈의 세계도 좋았지만, 이번 에피소드도 좋았는데요. 유스케를 중심으로 잡아주는 에피소드입니다.
아래 글은 디케이드 12~13화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작품을 아시는 분만 읽어주시길 권해드립니다.
휴, 간만에 본 츠카사 다리가 탄식을 자아낼만큼 아름답네요. 한동안 못봤더니 다리에 대한 역치값이 많이 낮아져서 그 긴 다리의 편린만 보여도 아찔합니다. 게다가 평소에 입는 핑크-레드 계열의 옷에서 벗어나서 프리한 블루 니트인것도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아기토의 세계에 왔지만 아직 세계에 대한 지식이 영 없는 츠카사 일행은 뉴스를 통해서 정보를 수집합니다. 아기토는 제가 TTFC 메인에서 확인한 대로라면 헤이세이 라이더 제일 처음인 쿠우가 다음에 오는 두번째 작품인데요. 그러다보니 쿠우가와의 유사성을 어느정도 가져가는 부분이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이 세계도 원래 아기토와 많이 다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겠습니다.
방심하지 말자고 다짐해도 번번히 이 장면 앞에는 무너집니다. 정말 좋아하는 오프닝신입니다. 츠카사의 눈이 가려진것도 그렇고 봄날의 논밭을 열심히 갈아줄 곡괭이같은 두 다리도 너무 좋아요. 왜 나츠미가 츠카사의 눈을 가리고 있는 걸까요 작품을 보다보면 좀 알게 될까 궁금합니다. 나츠미는 안그래도 초반에 디케이드가 세상을 망하게 하는 예지몽을 꾸었었으니까요. 나츠미가 츠카사의 일종의 봉인구 역할같은 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럼게 추측해 보았습니다.
아기토의 세계는 쿠우가의 세계와 기본적인 세계관과 괴인에 대한 설정을 공유하는데요, 이런 점에 착안한 것인지 이 세계에는 쿠우가의 세계의 주인공이었던 유스케와 관계된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건 아무래도 디케이드 작품 자체에서 이번 에피에 유스케를 조명하기 위해 이렇게 장치했다고밖에 느낄 수 없습니다. 모습도 이름도 같지만 다른 삶을 사는 다른 인물. 그러나 이미 한번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유스케에게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감격이 앞서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번 세계에서 츠카사의 역할은 다름아닌 우체부. 세계는 분명 츠카사가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가장 빛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 매번 입었던 옷들이 대부분 제복이나 유니폼이었습니다. 그 빳빳한 원단들이 츠카사의 다리를 얼마나 반짝이게 만들어 주었는지요. 핏이 헐렁하면 헐렁한대로, 타이트하면 타이트한대로 각각의 멋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이토 역시 어김없이 이 세계로 쫓아와 보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요. 이 친구가 보물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가 언젠간 나오긴 하겠죠? 그리고 얘는 어떻게 세계를 건너뛰고 있는 건지 그것도 좀 궁금한데 나중에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런 다리를 가진 우체부에게 편지를 받는다면 편지가 한 1년쯤 늦게 와도 괜찮을텐데 이 세계 사람들은 너무 화가 많습니다.
이번 아기토의 세계에서 개인적으로 중요한 키워드로 보고 있는 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유스케도, 카이토도 한번씩 입에 담았던 단어이고 1화에서 히카리 사진관의 할아버지도 인간은 모두 여행자라는 이야기를 했었죠. 여행이라는 키워드는 디케이드 작품 전체의 테마 중 하나이고, 단순히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여러개의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의미 뿐 아니라 각 캐릭터들의 서사 즉 이야기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주로 삶에 비견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디케이드는 이야기 그 자체를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여행이라는 키워드가 가지는 의미가 좀더 무겁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디케이드의 목적은 세계를 여행하며 세계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세계를 돌아다니는한, 디케이드의 이야기도 끝나지 않는다고 봐야겠지요. 하지만 유스케는 여기에서 나의 여행이 종점에 닿았다. 라고 선언합니다. 그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끝맺는다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정착할 곳을 찾았기에 이만 내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고 이 세계와 함께 가겠다고요. 물론 그렇다고 유스케의 삶이 끝나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디케이드는 이야기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이므로,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순간, 유스케에게 따라붙던 카메라는 사라지고 없을 것입니다. 그건 잊혀지는 거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막이 바뀌면 다시는 이전 막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연극처럼요. 이별을 고하며, 유스케는 자신이 있을 곳으로 향합니다.
확실히 파이즈의 세계 이후로 츠카사는 자신이 찾아야 할 것에 대해서 명확한 목표의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더 빨리 뭘 해야 할지, 자신이 찾아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습득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츠카사의 예쁜 다리들을 보존하겠다는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미지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약간 사선으로 기울어진 카메라 각도가 평범하게 서 있는 모습도 위험하게 만드는 것 같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이 입었으면 할머니니트라고 놀렸을 빨간 니트조끼도 저런 다리와 함께 있으니 최고급 베스트로 보입니다.
그러나 유스케의 해피 라이프는 영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요. 그게 다 위에 계신 분 때문이겠습니다. 아까 바로전에 카이토도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입에 담는다고 말했습니다만, 조금 의아한 것이 마치 알레르기 반응이라도 일으키는것 마냥, 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내 여행을 방해하지 말라는 식으로 대사를 내뱉고 있어 의문스럽습니다. 그건 보물을 모으는 것이 카이토에게 있어서 츠카사가 세계를 구하는 것 만큼 아주 중요한 사명이라는 암시인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나루타키한테 빚을 좀 크게 져서 그걸 갚으려고 열심히 뛰는 거라면... 이 친구도 인생 참 힘들게 살고 있군요.
디케이드도 꽤 카드 수집을 많이 해서 쓸 수 있는 라이더 폼이 많이 늘었습니다만, 이전 에피소드에서 얻은 카드를 한번 쓴 다음엔 키바폼을 제일 많이 쓰고 있어 신경쓰입니다. 아무래도 디케이드 전 라이더가 키바이고 키바의 장난감 재고도 많이 남았을테니 틈틈히 키바로 변신해서 이전 라이더 홍보도 해주어야 키바 장난감 재고가 팔릴 것입니다. 현실의 판매량을 걱정해주는 진정한 메타 라이더 디케이드
카이토는 입으로는 츠카사를 요비스테(이름을 부름)할 정도로 친근하지만 몸은 가차없더군요 저 예쁜 다리를 가진 사람에게 말과 행동을 따로할 수 있다니 분명 입으로 요비스테하는건 이후에 너를 패겠다는 양해의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계단에 시무룩하게 앉아있는 츠카사를 보십시오. 다른 사람이 했다면 껄렁함 수치가 맥스로 차올랐을 테지만 츠카사는 다릅니다.
아기토의 세계에서도 우리 친구들은 열심히 각자의 목적을 위해서 뛰고 있지만 아직 진실은 요원하기만 하네요.
디케이드도 이제 13화에 왔지만 이 오프닝신은 절대로 빼먹을 수 없죠. 츠카사가 세계를 돌때마다 머리 스타일도 종종 바뀌곤 하는데 오프닝에서는 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그란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거든요. 제가 다리 긴 사람도 좋아하지만 두상이 동그란 사람도 좋아하는데 츠카사는 다리도 길고 두상도 동그래요 아주 금상첨화입니다.
손과 발에 지문이 있듯이 다리에도 지문이 있다면 그것은 츠카사의 다리일 것입니다. 그저 발과 발목부만 보았는데도 나는 카도야 츠카사의 다리임을 만천하에 어필하고 있습니다. 이 존재감은 거의 지문이나 다름없는 고유의 비기인것입니다.
다리 이야기를 하다가 샛길로 새고 말았습니다만 츠카사가 지키려고 힘내는 이 세계의 가면라이더는 츠카사에게 제법 비협조적입니다. 제가 아기토는 고라이더로 살짝 맛보기만 했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진) 아기토의 세계도 라이더들이 꽤 세상과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런 부분은 (위) 아기토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 이장면의 다리에 주목해주십시오 어찌나 긴지 긴 소파가 다 감당하지 못하고 비죽비죽 튀어나온것이 사랑스럽습니다.
카이토도 츠카사처럼 각 라이더 세계에 대해서 꿰고 있는 데다가, 벨트나 아이템에 대해서도 굉장히 빠삭하던데, 아무리 메타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이친구는 어떻게 그런 보물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건지 조금 궁금해집니다. 츠카사야 약간 세계가 억지력을 작용시켜서 이 친구를 움직이고, 정보나 지식도 그렇게 주는 것 같은데 카이토는 억지력에 의해서 다닌다기보다는 자기가 자기 의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거든요. 지난 에피에도 내 여행을 방해하지 말란 식으로 말하기도 했구요. 전에 디케이드 세계가 일종의 메타적 세계관이 아닌가하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나루타키, 츠카사, 카이토 이 셋이 메타 캐릭터라는 이야기도 했었죠. 이 장면까지 보고 나니 디케이드의 (진) 세계는 실제 라이더가 방영되고 있는 세계 그 자체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츠카사는 몰라도 특히 카이토나 나루타키는 그 세계에서 이야기의 세계로 넘어온것 같아요. 카이토의 기술 등이 영상을 투영하거나 하는 식으로 비디오 느낌이 나는 것도 있고, 실제 라이더가 방영되고 있는 세계여야 기존 라이더들의 아이템이나 세계관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지 않을까요? 그리고 츠카사는 거기에 대항해 만들어진 세계의 억지력이라던가... 으윽...! 지인이 얼티밋 츠카사같은건 아니라고 했습니다만 그 비슷한 존재로 만들어진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 갑자기 멘탈에 과부화가 옵니다.
잠깐 완벽한 비율의 다리를 보며 치유와 명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파이즈편 이후로 자신이 되찾아야 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 명확해진 츠카사입니다만 그게 그저 실없이 하는 좋은 말은 아닙니다. 이전에는 잘 몰랐다면 최근의 츠카사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그 세계의 라이더의 힘을 얻을 수 있을 지 알고 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건 자신의 사명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니 츠카사를 의도적이라며 비난할 이유가 되진 않겠죠.
(위)아기토의 세계에서 언노운은 평화를 위해 주체성을 버릴 것을 강요한다고 볼수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 디케이드는 사람은 어리석어 실수할 때도 많지만 결국 자신의 길은 자신이 가는 것이며 누군가에게 인도받거나 안내받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 대사는 전편에 나왔던 여행과 함께 묶어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자신에게 두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그것에 대한 결정을 남에게 맡겨선 안되는 것이죠. 각자의 인생과 이야기는 그들 자신의 여행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디케이드라는 작품에서도 큰 줄기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 안의 각각의 개인에 대한 여행길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츠카사의 이야기가, 유스케의 이야기가, 카이토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각각의 여행길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접 겪는 수밖에 없는거죠. 유스케의 이야기를 츠카사가 대신 가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위)아기토의 세계는 츠카사의 이야기였다기보다는 유스케의 정차지점인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먼 거리를 달리는 열차는 중간중간 정차역에서 멈추고 정비하는 시간을 가지죠. 그것처럼 유스케도 이 세계에 잠시 멈추고 자신이 가야하는 여행길에 대해서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츠카사가 찍은 사진 속에 아시카와씨와 함께 겹쳐진, 야시로 경사의 미소의 의미를요.
이번 에피가 츠카사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츠카사의 다리는 여전히 메인 캐스트만큼의 분량을 자랑하며 나름대로의 모습을 뽐내었다고 자신있게 말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츠카사의 다리 꼰 모습으로 디케이드 13화의 감상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도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고고하신지 싸구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도 기품이 넘칠 것만 같은 저 완벽함에 저는 눈이 멀것같습니다. 제가 츠카사 다리만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말하는 거지만 츠카사 몸뚱아리에 붙은 다리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냥 긴다리만 좋아하는 거였으면 슬랜더맨도 좋아했게요. 츠카사가 있기에 그의 다리도 사랑스럽습니다. 예쁜 다리 최고
다음 세계는 덴오의 세계입니다. 예고편이 굉장히 떠들썩한데 유쾌한 에피가 되는 걸까요.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