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다음 라이더 공개일이 가까워 오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8년도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신규 라이더는 헤이세이 라이더 20작품 기념 콜라보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감상글까지 써가면서 밀린 작품을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일단 오즈와 드라이브만큼은 제대로 정주행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친구가 디케이드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격파하고 있거든요. 저도 분발해서 그정도는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열심히 자유입출금통장의 이자만큼 쌓여오던 앙크와 에이지의 관계가 점점 두드러져가기 시작할 것 같아 기대되는 오즈 중반부입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가면라이더 오즈 23화입니다. 아래 글은 가면라이더 오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해당 작품을 보신분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코우가미 회사 진영은 마키 박사와 코우가미 사장을 중심으로 크게 둘로 나뉘어 있죠. 그리드인 카자리는 마키 박사와 협력해 메달의 그릇을 향한 진화를 계속해가고 있습니다. 메달의 그릇이라는게 대체 뭘까요? 모든 메달의 힘을 완전제어하는 그런 궁극의 모습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튼간 오즈는 투톱 라이더 구도로 진행되는 것같은데요. 마키 진영의 라이더는 셀메달을 중심으로 하는 가면라이더 버스입니다.
그런데 이친구는 마키 진영에 붙여있으면서도 마키 박사와는 스탠스가 달라요. 코우가미 사장의 입장과 유사합니다. 그야말로 월급때문에 고용된 월급쟁이 느낌인데요. 이분의 목적이 1억엔이라서 그런것같습니다. 마키 박사는 꽤 우울한 악역 포지션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인물인데 다테 아키라 덕분에 우스꽝스러운 괴짜 같은 모습들이 많이 보여져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맘에 들어요.
다테씨에게도 많은 뒷 이야기가 있는 듯 한데 이번 에피소드는 지금까지 사이드에서 열심히 활약해온 그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지점입니다.
프랑스로 꾸미셨는데 배경음은 헨델의 할렐루야인데요 (독일)
심지어 할렐루야는 영국에서 상연되었다구!
이번 에피소드의 메인 엑스트라는 화장품 회사의 연구원인 사쿠라씨입니다. 지금까지 오즈의 욕망이 근본적으로 7대 죄에 기반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얘기를 계속 했었는데요. 이번 에피소드가 그 나머지 키워드인 '정욕' 에 해당하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발렌타인 기믹을 오늘 가져오는게 맞지 않았을까요 제작진 여러분? 하지만 아무래도 일요일 아침 아동용 드라마에 정욕을 곧이곧대로 가져오는 것은 심의적으로 큰 문제가 있으니 아름다움의 문제로 키워드가 좀더 일반화되어 전개되고 있습니다.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들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그것의 진위여부와는 상관없이 그 말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게되죠. 마치 자기암시처럼 말입니다. 사쿠라씨도 자신의 욕망을 계속해서 거세당하도록 밀어붙여진 케이스입니다. 그렇게 억압된 욕망이 아주 약간의 틈에 노출되었을 때, 얼마나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오게 될까요. 마치 아주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이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때부터 아마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고 정신이 좀비화되어 음식 외에는 생각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확실히 이번 에피소드는 에이지보다 다테 씨가 조명이 되는 스토리입니다. 그나저나 속세에 초연한듯 해보였던 에이지도 한방에 정신을 못 차리게 되다니 역시 식욕과 성욕만 없었더라면 세상사람들 모두가 부처가 되었을 것입니다.
코우가미 회사 인물들은 거대 자본을 위시한 비즈니스적 관계들이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에, 등장하는 각각의 캐릭터들의 개인적 성향들이 매우 두드러집니다. 마키, 사토나카, 다테씨 그리고 모니터 출연한 코우가미 사장까지 이들이 모두 한컷에 나오는 이 신은 그런 각자의 비즈니스적 관계와 개인성향을 엿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장면이라 재미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뭉친 그룹이죠.. 그러다보니 그 외의 부분에서는 부딪치는데, 그런 갈등들이 만드는 우스꽝스러운 재미들이 이야기의 분위기를 너무 무겁지 않게 유지해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작은 쿠스쿠스 식당에 모인 에이지 일행들은 비즈니스적 관계보다 같은 상황에 말려든 사람들 중심으로 모인 소시민 그룹이죠. 갑작스럽게 도시에 들어오게 된 800살의 윌슨극락조 선비님이 소시민인지 아닌지 말하기는 조금 어렵겠습니다만, 철갑옷 입은 옆장르의 백만장자도 70년정도 빙하에 갇혀있다보면 소시민이 되지 않을까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것처럼 찍혔습니다만 전지적 앙크 시점에서 매우 짜증나는 상황입니다. 이 혼파망을 보십시오 각본가는 이번 에피소드의 포커스를 다테씨에게 주기 위해 에이지 친구에게 불가항력을 줄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비교적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가 잦았던 쿠스쿠스 식구들이 즐거운 웃음을 많이 줬습니다.
아름다움 역시 상대적인 개념이죠. 오랜 고대부터 지금까지 미의 개념은 계속해서 바뀌어왔습니다. 그리고 미는 또한 엄청나게 주관적인 개념이거든요. 미에 대해한 사회적 개념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저도 매 작품마다 두상이 동그랗고 머리가 까맣고 단정하고 눈이 동그랗고 예쁜 사람들을 일관적으로 예뻐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제 친구는 같은 작품을 봐도 다른 사람을 좋아하죠. 또한 굳이 외적으로 관심 없던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의 다른 면들을 보고 그 누적된 이미지 만큼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누군가가 아름답다 라고 말하게 되는 것은 굳이 어떤 한 부분만을 중심으로 결정되지 않는 것입니다. 첫인상이야 외모가 80%이상을 결정한다 해도, 누군가를 이미 오랫동안 보아온 사람이 있다면 이미 그사람 내면에 그 누군가에 대한 이미지가 완성되어 있기에, 인상이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 다들 하지 않았나요. 누군가를 오랫동안 보게 되면 그 사람의 첫 인상이 어땠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시점이 옵니다. 그건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 그사람의 이미지가 완성되었다는걸 반증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다테씨에겐 그런 것이 있었고, 에이지에겐 없었기 때문에 이번 에피소드에서 필연적으로 두사람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테씨가 확실히 셀메달을 중심으로 싸우는 일반인의 느낌에 가까운 것이, 서포트하는 사람도 함께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생각해보니 에이지도 앙크라는 파트너가 있군요. 그... 파트너를 서포터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죠... 그리고 이번 에피소드에서 다테씨의 과거도 일부 드러납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유독 대비가 강한 오즈에서 이번 에피소드는 서로 상반된 키워드들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7대죄의 모든 키워드를 다 소모한 지금, 다음 에피소드는 드디어 조금 더 이야기의 중심에 가까워져 가는데요.
에이지는 앙크가 아이스크림만 편식하는것이 매우 불만인 모양입니다. 식단을 부실하게 먹으면 곧 병원비가 배로 늘어날텐데 그리드가 장착되면 아이스크림을 필수영양소로 분해하는 능력이라도 생기는걸까요
앙크와 에이지 사이에 약간의 갈등은 항상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이 두사람의 관계에서 극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드디어 이놈들이 결별직전에 이르는 건가 하는 것보다 두사람의 관계 주변에 엮인 사람들의 동요가 큰 영향을 줍니다. 왜냐면 지금 제 머리로도 약간 에이지 이해가 안 되는데 저 친구의 앙크에 대한 믿음은 이상한 방향으로 굉장히 확고하거든요. 그러니 이 두사람의 관계에 엮인 히나의 불안감이나, 고토의 의심이 에이지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만들어줍니다.
오즈 25화는 이미 갓냥이의 클로즈업샷으로 모든 의무를 다했습니다. 나머지 20여분이 뭐가 나오든 상관없어요
아니 윌슨 극락조 여기서 뭐하는것입니까
이번 에피소드의 메인 엑스트라는 이미 부상으로 은퇴하게 된 복싱 선수입니다. 꿈. 그것도 하나의 거대한 욕망이죠. 자아 실현은 그야말로 한가지의 욕망의 구체화이자 해소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꺾여버리고 만 이의 마음속에는 분출되지 못한 욕망의 가시덩굴이 마구잡이로 자라나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내리누르는가 아닌가, 하는 내용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를 이루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장소는 특촬적인 이유로 좋아하는 장소인데 비슷한 형태로 다시 연출되어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굉장히 특별한 야미가 출현하는데요, 아무래도 조류라서 그런걸까요. 앙크가 의심을 받는 상황입니다. 정말로 그가 야미를 만들어낸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다테씨와 고토씨는 앙크를 추궁합니다. 하지만 인간놈들에게 고분고분할 윌슨극락조가 아니거든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그것이 인간이든 아니든-를 용납할수 없는 고토씨와 그리드인 앙크의 거리감이 느껴져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 거리감과 대치가 이 컷에서는 좀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사이에 끼여든 에이지가 이 두사람의 연결이 되는 것도 완벽합니다. 최고입니다 저는 이번 에피에서 갓냥이 다음으로 이 장면을 뽑겠습니다.
에이지와 앙크의 관계가 곧 깨질것처럼 불안하게 연출되긴 했지만 두사람 사이의 진하면서도 겉보기에는 얕은 커넥션이 계속 장면상으로 노출되고는 있습니다. 오즈가 컬러로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서 계속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이 장면도 에이지가 빨간색 옷을 입었다는 게 그냥 지나칠수 없더라구요.
조류 야미는 하늘속성의 친구들이라 그런지 추구하는 욕망 역시 일반적인 욕망은 아닌것 같습니다. 전에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도 언급했었습니다만, 매슬로우 피라미드 제일 위에 있는 욕망은 자아실현의 욕망입니다. 그리고 장래희망을 이룬다는건 자아실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걸 잃어버린 이에게 다시 한번 더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조류 야미는 누가 새 아니랄까봐 욕망도 까다롭게 골라드시는군요.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좋은 연출과 구도가 많이 등장합니다. 이 구도도 매우 좋았기에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완전히 절망속에 빠져있는 이에게 다가오는 한줄기 빛, 혹은 유혹.
그리고 앙크에게는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제 생각에 엑조디아 같은건가 봅니다.
오즈 26화입니다.
앙크와 에이지가 형성하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수가 없네요. 저는 이 아주 기묘한 관계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관계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둘은 겉으로 보기엔 서로 하나도 안 믿는 것 같으면서 서로간의 신뢰가 깊거든요. 그런데 그건 결국 정답을 이미 알고있기 때문에 일부러 0점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와 같은 겁니다. 서로에 대해서 이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서로가 부딪칠지 다 알고있어요. 그런데 서로 그걸 양보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남들이 보기엔 맨날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앙크와 에이지의 관계는 이미 많이 앎에서 시작하는 신뢰관계입니다. 일종의 비즈니스관계라고 하면 그렇게 말할수 있겠습니다. 다만 현재 에이지가 그리드에 대해서 점점 시각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는것 같기 때문에 이 관계가 조금씩 발전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나 여기 두사람은 마인드셋이 그리드보다는 인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 산산조각난 인형이 미래의 어떤 시점의 은유가 될까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이 요상한 인형에도 사연이 있었습니다. 마키 박사가 왜 혼자노는 인형덕후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구도에서도 에이지와 다테, 고토의 대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가운데 있는 샌드백이 넘을 수 없는 인식의 사차원의 벽같네요.
만신창이인 몸을 이끌고 어떻게든 앙크가 있는곳으로, 야미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 에이지... 에이지는 의료보험도 없을텐데, 암의사 신세지기 전에 몸을 소중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확인하는 두사람만의 유대감이 감동적이었네요.
그런 두사람의 뒤로 다가오는 엑조디아의 오른팔 카드.. 앙크의 몸이 각자의 의지를 가지고 흩어져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들 코어쟁탈전을 벌이는 와중에 앙크는 지킬앤하이드도 같이찍는거죠. 영 복잡한 구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메달을 빼앗는 동시에 형제자매신체에서 코어도 가져와야 한다면 이 라이더 1년만으로도 괜찮을까요? 분량이 1년안에 끝날 분량이었던건지 지금으로서는 불안한 느낌도 듭니다. 오즈의 탄탄하고 섬세한 빌딩 방식을 좋아하지만 이 진도로 끝까지 모든 내용을 풀어놓을 수 있을지도 같이 주목하게 되네요. 오즈 23~26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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