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즈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2호라이더인 가면라이더 버스의 등장으로 점점 이야기가 심화되어가고 있는 오즈! 2호라이더는 대체 어디서 온 사람이고 그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느긋하지만, 짜임새나 깊이가 오래오래 고아먹는 곰탕처럼 풍부한 오즈입니다.
아래 글은 가면라이더 오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작품을 보신 분만 읽어주시길 추천드립니다.
최대한 스포일러는 피해가면서, 나중에래도 직접 스토리를 보시고 즐길 수 있게끔 감상글을 쓰려고 늘 노력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네요.
지난화에서 파칭코 비주얼로 나타나 막타를 때린 2호 라이더는 가면라이더 메뉴얼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저희 상사님이 하신 말씀이 있는데 일본사람들은 뭐든지 메뉴얼로 만드는 걸 좋아한대요. 정말 친절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가면라이더도 메뉴얼을 만들어줍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일본스러움과 마주하고 저는 참 당황스럽습니다. 정말 일본인들 답습니다...솔직히 저런 메뉴얼 만들일이있을까요. 당장에 착용자도 메뉴얼을 읽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저 자료를 수집하고 편집해서 책까지 찍어내느라 고생한 사원들에게 애도를 보낼 뿐입니다.
이분의 이름은 다테 아키라라고 합니다. 저는 사실 고토 씨가 2호라이더가 될 줄 알았는데 의외의 인물이 등장해서 좀 놀랐습니다. 이친구도 어딘가 허술한게 묘하게 에이지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라이더 주연 구도가 이분의 등장으로 삼각관계가 되겠군요.
한편 에이지와 앙크가 신세지고 있는 식당 (아직도 이름을 못 외웠습니다.) 친구들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히나 씨가 에이지에게 지난일에 대한 보답으로 에이지에게 선물을 줬는데요, 잠깐만요
회상 화면에 따르면 에이지보다 앙크가 먼저 뚜드려 맞은 것 같은데요. 앙크가 구해준 게 아닙니까?
마치 나타난 그곳에 사건을 부르는 모 초등학생(고등학생) 명탐정처럼 그리드가 나타나는 곳에 욕망이 생기는 것만 같습니다. 이 친구들은 어떤 식으로 욕망을 감지하고 귀신같이 나타나는 걸까요. 욕망감지 레이더라도 가지고 태어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 화면 레이아웃도 참 마음에 듭니다. 그리드는 키컬러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는 거죠, 뭐.
키 컬러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번 에피소드에 에이지가 선물받은 빨간색 목도리를 하고 있는 게 참 좋았습니다. 오즈는 화면에서 색상으로 표현하는 부분들이 꽤 된다고 생각해서, 감상할 때 인물 간 컬러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앙크와 에이지는 지금까지 메달을 모으면서 함께해왔지만 키컬러가 일치한 적은 없었습니다. 변신을 제하고 에이지가 앙크와 색을 공유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화에 에이지가 앙크의 컬러를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초반이라면 야미를 더 살찌운 다음에 잡아먹자는 푸아그라 마인드 보였을 앙크도 약간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이 두사람 사이에 조금씩 유대감이라는 게 생기고 있다는 암시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히나의 선물로 앙크와 히나 에이지의 관계들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한 욕망당 하나의 야미가 태어났던 지금과는 달리 이번 에피소드의 야미는 특이한 양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야미가 있는 곳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파칭코 아저씨. 아무리봐도 저 모양새는 파칭코 가챠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저는 너무 신경쓰입니다.
버스는 오즈와 달리 셀메달로 변신합니다.
소과금 전사는 핵과금 전사를 당할수가 없다는 가챠겜의 진실을 알려주시는 가면라이더 버스.
어떡해 핵과금전사야 정말 돈을 물쓰듯 쓰는군
돈을 많이 쓸수록 강해지는 과금전사님의 목표는 일억엔을 받는 것입니다.
아니 한화로 10억받고 가면라이더 한다고...? 저 사람도 좀 제정신은 아닌것 같은데요. 저분도 이제 곧 일억엔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오즈 18화입니다.
가면라이더 버스의 등장으로 메달 쟁탈전은 조금 더 복잡한 국면을 띄게 되었지만 정작 에이지 본인은 메달 자체에는 별 욕심이 없기 때문에 이 상황 자체가 당황스러운 것 같습니다. 애초에 그는 자기 손이 닿는 주변의 사람들만 구하려고 힘내고 있었거든요. 반면에 다테씨는 셀 메달을 벌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셀메달 벌이와 함께 야미도 처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쨌든 에이지가 굳이 열심히 오즈일을 할 필요는 없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에이지는 여전히 메달을 뒤쫓고 있죠. 왜일까요. 저는 그것이 지난 이야기에서 코우가미 사장이 지적했던 알고 싶다라는 욕망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번의 일화로 인해 에이지는 그리드나 메달에 대해서 생각의 방향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리드를 단순히 인간의 욕망을 빼앗아 먹는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초기와는 달리, 조금 더 그들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에이지는 원체 욕망이라는 감각에 대해서 무딘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앎에 대한 욕망의 싹도 자기 자신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쩐지 이번 에피소드 내내 에이지는 부평초처럼 이리저리 떠다니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욕망은 단순하게 한 가지로만 구성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때로 진짜 욕망을 숨기고 싶어서 다른 욕망으로 진짜를 무의식 중에 억압시켜버리도 합니다. 욕망은 결국 인간의 가장 근본적이고 어두운 부분들을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을 날것 그대로 내뱉어 버리기에는 인간은 너무 사회화 되어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 사회적 체면, 자존심 이런 것들이 때로는 우리의 진짜 욕망을 절제하고 억압시키는 브레이크가 되죠.
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 욕망이 결여된 에이지와 달리 다테씨는 평범한 사람처럼 갖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잔뜩인 욕망덩어리 인간입니다. 하지만 그가 야미화된 사람들과 다른 것은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 야미라던가,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는 모토 때문입니다. 이전에 에이지도 말했지만 욕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이지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자신의 손으로 해라. 이건 블로거 씨 에피소드에서도 나온 내용입니다. 인간은 욕망으로 가득차 있지만 입으로만 원한다고 말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거든요. 그건 결국 자신은 원하는데, 상황은 바뀌지 않으니 욕망만 더더욱 진득하게 폭주시킬 뿐입니다. 마치 야미처럼요. 하지만 불도 잘 알고 사용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듯이, 자신의 힘으로 그 욕망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거죠.
2호라이더의 등장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는 오즈입니다. 메달 벌이에 별 생각이 없는 에이지는 몰라도 앙크에게는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기만 하는군요. 우리 귀여운 극락조 군이 행복하게 코어 메달 속에서 짹짹일 날이 오긴 할까요...? 다음화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