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디페스타 원고를 한다고 오즈를 보지 못했습니다. 원고를 하는게 보통일이 아니거든요. 그간 오래 자리를 비워서 제가 더이상 감상글을 안 쓴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라이더 감상글은 계속해서 써나갈 생각입니다. 아무튼 무사히 탈고를 마쳐서 이제 다시 오즈 주행에 들어갑니다. 오즈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을 키워드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데요, 6화까지는 인간의 욕망 중에서도 식욕, 소비에 대한 욕망같이 기본적이고 단순한 욕망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만 7화부터는 점점 욕망에 대한 담론도 복잡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하의 글은 가면라이더 오즈 7화부터 12화까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작품을 아시는 분들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오즈 7화입니다. 시작부터 쿠스쿠스던가요 세계음식 식당에서 마주치는 히나와 에이지입니다. 이 식당은 매 화마다 다른 나라의 컨셉으로 식당을 꾸며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로테이션이 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좀 궁금하네요. 라이더가 매주 일요일마다 방영하니까 일주일 로테이션으로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면 저 소품들을 보관할 창고와 다음 컨셉 기획을 위한 예산 및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어요. 히나가 오기 전까지는 저 주인장이 다 꾸미고 요리도 한것같은데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가게인거죠? 일주일 중 하루는 분위기 체인지를 위해 쉽니다 이러면서 인테리어 바꿔야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메뉴도 그렇구요 매번 컨셉에 맞춰서 바뀌는것 같은데 그 재료 수급이나 메뉴 구상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걸 저 빨간옷입은 사람이 혼자서 했다고요?! 믿을수가 없는데
이번화의 타겟은 이 부부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좀 특수한지라 이 사람들이 숙주가 되는 게 아니라 좀 다른 형태로 야미가 발생하게 됩니다. 가멜의 야미는 다른 사람을 숙주로 삼는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망을 셀메달로 증폭시키더군요.
21세기 테크놀로지를 다루고 있어도 종을 속일 수 없는 앙크 씨( ???세 조류 ). 높은 곳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코우가미 코퍼레이션의 고토씨는 에이지가 별로 맘에 들지 않는 듯 합니다. 이전 화에서 약간 스치듯이 지나갔지만 이 집단은 세계라는 큰 범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주인공인 에이지와 대립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오즈는 작품 내에서 각 캐릭터들이 가지는 키워드나 이미지를 매 화 확실하게 언급하고 짚어주고 있어서 좋습니다. 초반에는 이 대비를 큰 범위 내에서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이번화부터는 각각의 집단 내에서도 스탠스의 차이를 조금씩 더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흥미진진합니다. 고토 군의 사정이 밝혀지는군요.
인간 진영에서의 대비는 키워드로 표현되는 반면, 그리드 진영에서의 대비들은 키 컬러로 표현이 됩니다. 파란색이 키 컬러인 메즈루와 노란색이 키 컬러인 카자리의 선명한 대비. 화면의 구도와 색감이 좋아서 가져와봤습니다. 사실 이렇게 멋있게 잡으면 괜찮은데 이걸 위에서 잡으면 좀 웃겨지긴 하더라구요. 인간형일때 입는 옷도 키컬러에 맞춰서 입고 있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중간중간 교차편집으로 본체를 잡아주는 것이 이 친구는 사실 이렇게 생겼어 라는걸 계속 알려주는 것 같아서 오즈 특유의 친절함을 느꼈습니다.
세계를 구하는 힘에 에이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고토 씨입니다. 코우가미 사장님이 계속해서 한쪽만 편애하고 자기를 배달 셔틀로 써먹는 바람에 신입사원의 딜레마에 빠져버리고 만 것입니다. 저는 이런 걸 하려고 입사한 게 아니라구요! 라고 외칠 것 같은 얼굴입니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망 그 자체에 집중했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화는 모든 욕망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열정을 가지고 조금 더, 조금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다가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려버릴 때가 있죠. 소위 말하는 번아웃 증후군 같은 상태인 것입니다. 더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제 모든 욕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는 모모코씨에게 에이지는 말합니다. 인간의 욕구는 그렇게 쉽게 거세되는 게 아니라구요. 어쩌면 그는 조금 지쳐 회복기가 필요한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집안의 돈을 빼먹어다가 도박을 하는 건 두들겨패줘도 시원찮은 부분이구요 남편분은 지치셨으면 좀 가만히 누워서 산소나 소비하셨으면 합니다.
에이지가 두 부부를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앙크는 그만 습격을 당하고 아이들에게 쫓기는 불명예스러운 일을 겪고있습니다. 저 손을 연기하시는 분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내고 싶습니다. 배우는 대단하네요.
사람은 누구나 중간에 다 그만두고 싶어질 때가 있죠. 의욕이 없는 상태. 욕망도 욕구도 없이요. 저도 가끔 그런 상태가 되고 싶습니다. 한 몇 개월 놀고먹고싶은걸. 에이지는 그렇다고 해도 초심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건 인간의 욕망이 행동의 가장 큰 동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배고파서 먹고 싶으니까 먹는다. 자고 싶으니까 잔다. 욕구는 그런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인정받고 싶다. 더 나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까지 인간의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욕구, 즉 욕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욕구를 실현했을 때의 첫 감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되기 마련이죠. 맛있는 음식도 계속 먹으면 질리고, 좋은 음악도 반복해서 들으면 물려버리듯, 인간도 아무 욕구를 가지지 못하는 시점이 생깁니다. 이걸 우리는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부르죠. 아마 이번 에피소드의 사진사는 그런 상태에 직면한 나머지 사진에 대한 모든 욕구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에이지가 말했든 사람의 계속 먹어 질린 것도 한참 뒤에 다시 먹으면 또 맛있거든요. 오랜만에 먹은 음식이 맛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진실입니다. 그러니 아마 이 분도 다시 그 바닥 속으로 가라앉았던 욕망의 불꽃을 피워올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결국 에이지가 이전에도 말했듯 인간이 욕망을 가져서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욕망이라는 소스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대대로 가면라이더의 테마는 적의 힘을 가지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히어로라는 것이 가장 큰데, 오즈의 적들은 욕망이라는 것을 에너지로 이용합니다. 그리고 그 욕망은 그리드들처럼 자신들이 살아기 위해서 단순히 그렇게 사용될 수도 있고, 코우가미 회사처럼 더욱 발전된 도구들을 만들어서 생활을 변화시킬 수도 있고, 오즈가 사람들을 지키는 데에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죽어가는 그리드 하나 살리는 데에도 욕망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에이지는 뭔가 그런 모두 소모된 상태도 아닌,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장면에서 말하는 대사를 보면 꼭 자기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아요. 있지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산대 너무 신기하지? 이렇게 느껴져서 약간 기시감 들었네요. 에이지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욕망으로부터 초탈해질 수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히나는 새로운 결심을 합니다. 단호해서 좋네요.
오즈 9화입니다. 야생 조류로 자라온 앙크는 집조류가 되는 것에 큰 불만을 느끼고 있지만 아이스는 맘에 든 것 같습니다.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야생조류 앙크는 도시집 생활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이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도 다들 당황하고 놀란 얼굴이었지만 에이지 표정이 상상이상으로 심각해서 좋았습니다. 마치 이미 경험이 있는 사람의 그런 얼굴이었습니다. 9~10화 에피소드는 에이지가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되었는가가 함께 풀리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리드를 키 컬러로 표현하는 연출은 앙크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멋진 빨간천을 얻었습니다. 오프닝에도 꾸준하게 나와주시는 천인데 어떤 이유로 이런 연출을 하고 있는걸까요 꾸준히 계속 생각해봤지만 저 친구는 그리드야 그리고 저친구 메달은 저 천색깔이란다 하고 알려주는 사인물 이상의 용도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그리고 에이지가 어떻게 그렇게 남들보다 빠르게, 문제 상황을 캐치할 수 있었는지 풀리게 됩니다. 그는 여행중에 내전에 휘말린 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왜 그렇게 욕망에 초탈한 모습을 보이는지, 세계를 지킨다는 거창한 것보다는 자기 손에 닿는 것만이라도 지켜내려고 열심인지가 설명이 됩니다. 전쟁이란 인간의 욕망이 가장 부정적인 형태로 실현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자원을 빼앗고자 하는 욕망이 가장 잔인한 형태로 표현되는 것이죠. 그 거대한 욕망의 부딪침 아래에서 에이지는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가장 작은것조차도 지킬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에이지가 욕망과 거리가 멀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런 인형을 달고 다니면 눈 있는 사람은 다 눈치채겠다 연루되고 아니고를 떠나서 너무 수상하잖아
새 콤보 폼이 나왔습니다.
정말 이상한 친구군요. 이친구도 코우가미 코퍼레이션 측 사람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남을 보지않고 인형을 쳐다보면서 대화를 하는데 사회성이 좀 의심됩니다.
코우가미 코퍼레이션 코우가미 사장의 키워드는 탄생과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극의 처음 시작부터 오즈의 탄생을 축하하며 수많은 것들의 시작을 기념하는 케이크를 만들어왔습니다. 생일축하 송은 그가 케이크를 만들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배경음악이지요. 하지만 같은 코우가미 코퍼레이션 소속임에도 이 생활 인형덕후 씨의 키워드는 죽음과 끝입니다. 그는 모든 시작이 아니라 결과와 끝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테마 음악도 모차르트의 레퀴엠이라니 너무 투명하게 보이는 캐릭터입니다. 오즈의 결과를 두고 코우가미 사장은 구원을, 마키 박사는 종말을 이야기하니 대체 오즈를 가지고 뭘 하려는건지 짐작조차 안 됩니다만 점점 플롯이 구체화되어 가는 것이 흥미진진합니다.
9~10화를 통틀어 폭탄마가 등장하는데요. 수많은 희생을 막기 위해 발로 뛰는 에이지의 모습이 절절하게 전해져와 제게는 지금까지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에피소드입니다. 온 몸을 던져서 폭탄을 막아내고 그때와는 달리 성공했음을 실감하며 손을 덜덜 떠는 이 장면은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 볼 만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희생을 단순히 연구니 어쩔 수 없다. 모든 인생에는 끝이 있으니 이것도 그중에 하나뿐이라 말하는 마키 박사에게 대답대신 불꽃 스매쉬를 날리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야생조류 앙크는 여전히 찬밥신세입니다.
오즈 11화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에이지와 친분이 있는 마이너 여행블로거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쿠스쿠스 식당은 태국 테마로...
고토 군은 경찰이었을 시절의 친구를 만나는데요. 고토군 생각보다 친구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저런 놈을 두고 뇌가 꽃밭에 가 있다고 하던가요
지난번 에피소드가 아무 욕구도 없는 상태가 존재하는가와 파괴욕구도 욕망인가라는 담론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면 이번 에피소드는 메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를 정직하게 올라가 인정욕구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다. 그런 마음을 가진 블로거 씨에게 그리드가 접근합니다.
그리고 웬일인지 마구마구 유명해지고 있는 블로거 씨.
그러나 뭐든지 재능은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죠. 블로거 씨가 갑자기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작업하고 있던 그의 야미 때문이었으니까요.
야생조류 앙크씨는 여전히 까다롭습니다만 원래 새라는 게 쉽게 길들여지는 존재가 아니거든요. 그점이 귀엽습니다.
고토 씨는 지난화부터 꾸준히 나오면서 에이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계셨습니다. 그것은 오즈라는 멋진 힘을 사용하는 에이지가 너무 허술하고 얼빵해 보여서 그게 불만인 것인데요. 이런 사람들이 지키는 힘보다는 지키는 힘으로 멋져진 자신에게 집중하는 편이죠. 고토 군 안 그러게 생겨서 아직 라노벨에대한 로망이 있었군요.
더더욱 유명해지고 싶은 블로거 씨는 급기야 남의 이야기까지 자기 것으로 하려고 합니다. 바람의 아들이 되고 싶지 않다면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블로거씨
자신의 인정욕구가 건강한 방향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난 다른 사람들과 다르면서 그걸 인정받기 위해 거짓말 하는 건 결국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걸 나쁜 말로 정신승리라고 합니다. 남들과는 다른 이상이 큰 꿈이 있다고 자위하는것도 똑같습니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 생각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그걸 자신의 힘으로 해나가는 것이 욕망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입니다.
중간에 끼여든 다른 그리드들이 있었습니다만 새 폼을 얻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모이를 잔뜩 얻어서 기쁜 야생조류 앙크씨. 이제 둥지에 막 쌓아놓겠죠 아구 귀여워
콤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릇이 되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에이지는 어째서인지 그런 큰 힘들을 잘 버텨내고 있네요. 사실 저는 그게 에이지가 욕망에서 초탈한 것과 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방관자같은 스탠스 덕분에 에이지는 욕망의 집합체나 다름없는 그리드의 힘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말에 새로운 다짐과 함께 새로운 관계가 이어집니다.
아직 수수께끼는 많지만 앞으로 어떻게 풀려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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