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도 무거운 와중에 이런저런 일 벌리기는 좋아해서 또 그간 블레이드를 소홀히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숨 돌리게 되었으니 다시 열심히 블레이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자꾸 지지부진해지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실하게 보고 있습니다. 관계가 잡히고부터 이야기가 쭉쭉 나가는것이 좋네요. 아무튼 블레이드 22, 23화 가보겠습니다.
이하의 글은 가면라이더 블레이드 22, 23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꼭 해당 에피소드를 시청하고 나서 읽어주세요.
지난화의 충격으로 인해서 요리 실력을 잃어버리고 만 코타로. 하지만 코타로 정말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니까요 금방 회복할 거라고 믿습니다. 그와중에 3명분 식사 만들어준 것을 보십시오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기 의욕이 없는 와중에 남의 식사를 챙겨주는 것은 보통 멘탈로 못할 짓입니다. 저라면 식음을 전폐하는 동시에 모든 일을 그만두었을 거예요. 하지만 코타로는 책임감이 있습니다. 이 불쌍한 친구들을 돌봐야 한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책임감 말입니다. 맛은 조금 잃었지만 그래도 이 친구들은 감사해야 합니다. 코타로 아니었으면 너희들은 다 길바닥에서 울고 있었을 거라고
건실한 청년이 된 타치바나씨. 볼때마다 참 안타까우면서도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몇화 더 일찍 정신 차려주셨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무츠키를 가르치고 도와주면서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속죄하고 있는걸까요? 저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츠키를 지도하는 이유에는 여러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타치바나 자신의 죄책감도 한 몫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아마네 어머님께서는 딸아이의 집착이 그저 귀여운 어린아이의 투정으로 보이시는 건가요? 이쯤 되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머나 이 애가 벌써부터 하지메씨를..? 귀엽기도 하지 ㅎㅎ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아마네는 지금 겁나 진심이거든요. 아마네 미래에 하지메랑 결혼 못하면 어떡해요 저건 쉬이 벗겨질 콩깍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가끔 잘 모르겠어요 작고 순수하고 귀여운 소녀아이가 하지메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 저런 설정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는지 계속 질문하게 됩니다. 라이더 세계의 법칙상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인간은 필히 뇌가 과부화될 정도의 스트레스와 환난을 쳐맞고 불행한 결말을 맞거나 힘든 삶을 살게되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생존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만, 이 두 사람은 이 작품에서 라이더와는 관계없는 서민이라는 포지션 외에도 길냥이 하지메가 돌아갈 쟈그마한 라면박스같은 공간이 되어주는 이들입니다. 그런 사람들, 특히 아마네에게 단순히 하지메를 이유없이 좋아한다는 속성만 주는 건 괜찮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네는 왜 하지메를 좋아할까요? 잘생겨서...? 잘생겨서 그런 거라면 인정합니다..
사실 본편 내 비중도 별로 적은 이 두사람에게 왜 캐릭터가 평면적이냐고 묻는 것이 실례이긴 합니다. 그냥 아쉬워서 조금 주절거려보았습니다.
이번화에 등장해서 2에피소드 내내 가장 큰 심리변화를 겪으신 사진사 친구입니다. 동물사진작가인것같아요.
개인적으로 22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꼽고 싶은 부분입니다. 왜 타치바나씨가 무츠키를 거두었는지 이전까지 이해 못하던 사람이더라도 이걸 보고나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해집니다. 마치 오마주라도 한 것처럼 상황 설정, 연출이 1쿨에서의 타치바나씨와 일치합니다. 그것을 보고나면 알게 되는 겁니다. 무츠키와 타치바나씨는 그 근원은 다르지만 둘 다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고 꺾였던 시절이 있습니다. 동류인 사람은 서로를 알아본다고 하지요. 타치바나씨는 그런 무츠키의 공포를 꿰뚫어보고 자신처럼 되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아직 타치바나상 젊은데... 자기 앞가림도 힘들어죽을텐데 그놈의 책임감때문에 이렇게 떠안는 것들이 생기고... 그 무게감에 안도하면서 살아갈 타치바나씨가 조금은 슬프게 느껴집니다.
도대체 언제 이륜차 면허를 딴걸까요 무츠키. 가면라이더가 되면 자동적으로 오토바이를 몰 수 있게 되는 권리와 능력이 생기는 걸지도 모릅니다. 마치 어느동네의 기사왕처럼 말타기 스킬을 가지게 되는 거죠.
한편 켄자키씨는 갑작스러운 비밀친구의 등장으로 하지메에 대한 의문이 깊어갑니다. 그리고 저도 의문이 깊어갑니다.
히로세씨 만국공통의 국민게임 카드놀이를 하고 계셨네요 저는 아주 중요한 연구를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카드놀이 재밌죠 먼 미래에는 카드놀이가 윈도우에 기본탑재되지 않는 순간이 온답니다 히로세씨
이 시대에 저만큼의 해상도를 보여주는 놀라운 화질의 사진과 프로그램이 있을 줄이야 잔뜩 깨진 사진에 블러처리한 하지메를 나중에 합성한 것 같은 느낌이 나네요. 그날 입은 옷을 그대로 입고 계셨다니 하지메씨는 단벌신사였던 건가요
22화는 무츠키가 가면라이더로서 자기 마음을 드물게 다시 다지는 순간입니다.
23화 시작하니 오신 타치바나씨 언제 오셨어요 다치셔서 못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꼬물꼬물 또 오셨습니다.
사실 하지메같은 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능숙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하는 건 사회화된 인간 입장에서 많이 힘들거든요. 이 장면만 봐도 고양이를 대하는 잘못된 방법과 잘 된 방법을 다 소개하고 있습니다. 켄자키는 하지메가 고양이인것도 알고 있고, 이 고양이에게 계속해서 호의적인 신호를 보내왔으니까요.
무츠키와 타치바나씨가 많이 닮아있다고 말했습니다만 무츠키는 고등학생인 만큼 아직 아이같은 면모를 많이 보여줍니다. 기왕에 힘을 얻은 거 자기가 바다건너 슈퍼 히어로들처럼 뭐든지 다 깨부수고 다닐 수 있다는 근거없는 믿음이 있는 것이죠. 딱한 무츠키 네가 된 건 먼치킨 히어로가 아니라 가면라이더란다.
아무 의미없지만 하지메가 크고 깨끗하게 나온 잘생긴 장면이기때문에 넣었습니다. 반들반들한 피부가 밀크 초콜렛 같기도 해서 볼때마다 기분이 흐뭇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별 의미없다고 적었지만 이 장면도 나름 중요한 장면이긴 합니다 하지메의 미모랑 비교하면 조금 중요도가 떨어지니까 그렇게 말했을 뿐입니다.
어째서 켄자키가 하지메에게 다가가는가, 하는 부분은 제가 마음속으로 짐작하고 있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게 사실이라면 저는 너무 슬퍼서 지구의 바다를 다 쏟아버리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될 것 같아요. 하지메가 단순한 언데드라고 생각했는데, 또 뭔가 더 있는 아이인가봅니다. 궁금증이 자꾸만 생기고 떡밥이 착실하게 쌓여가는데 제 불안감도 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을 보고 오신 분들이 끝내는 은행나무를 외치며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은행병에 걸려버리셨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