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37, 38화의 차례입니다. 지난화에서 중요한 장면 앞에서 뚝 끊겨서 빨리 보고싶은 나머지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전 헤이세이 파이널을 봐야 하니까 블레이드를 빨리 보고 오즈를 보러가야합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블레이드 37, 38화는 정말정말 한장면 한장면을 다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에피소드이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봐주시길 바랍니다. 진짜 저는 1화보고나서 이 작품을 이렇게 열심히 긴 감상글을 작성하게 될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이하의 글은 가면라이더 블레이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자신의 제어력을 잃은 하지메와 조우하는 켄자키. 블레이드 37화가 시작합니다.
킹폼으로 대치하는 켄자키와 조커 하지메 입니다. 켄자키는 묻습니다. 너는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라고. 하지만 지금의 하지메는 자신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의 목소리가 닿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아마네에게 피해도 생기고 안타까운 일이 계속 벌어집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서 하지메를 봉인해야하나 고민하는 켄자키. 그리고 하드라이트 레이어 먹인것 마냥 번쩍이는 화면과 함께 회상이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회상은 켄자키가 하지메에게 폭력당한 장면들이나, 오두막집 다음에 바로 저 장면이 나오는 걸 보면 켄자키의 하지메에 대한 인상 변화는 오두막집에서 시작된 것이 분명합니다. 눈앞에서 어려움에 처한 하지메를 켄자키가 자신의 손으로 구했을 때부터 이 모든 게 시작된 것입니다. 그는 곤경에 처한 그 어떤 이도 지나치지 않으니까요... 그때 보여주었던 하지메의 모습이 켄자키의 관심을 끌었고, 하지메를 관찰하게 했고,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켄자키는 조커에 가까운 킹폼의 힘이 하지메를 계속 자극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히로세씨의 아버님은 자꾸 변신하면 켄자키가 위험하다면서 계속 적을 내보내는데요, 이거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마왕마냥 주인공의 레벨업을 의도치 않게 권장하는 거 아닙니까? 지금 타치바나씨 약간 보증서준 사람 보는 기분입니다만 전번에도 보증섰다가 간신히 회생했으면 이쯤되어서 이상한 거 느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타치바나씨 왜이렇게 사람이 물러터졌어요..
정말 양파처럼 까도까도 나오는 보드의 새로운 어둠들입니다. 아직 봉인되지 않은 카드가 남아있을 줄은. 그리고 킹폼의 위험성에 대해서 소장님이 오랜만에 등장해 근황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지금 보드가 하는 일들이 조금씩 파헤쳐지고 있는데요. 파면 팔수록 경악스러운 일만 나오는 것이 소장님 인류사 연구를 위해서 티베트를 간 게 아니라 보드의 상부에서 청부살인업자 보낼까봐 티베트로 도망간 것 같습니다. 간 김에 겸사겸사 신규 장비도 만들고
그와중에 문무겸비의 라이더답게 새로운 사실을 깨달은 켄자키. 그 가능성을 시험해보기로 합니다. 이 다음부터가 명장면 명대사의 연속인데 저는 이 장면도 좋아합니다. 코타로는 묻습니다. 네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해, 하지메를 위해서. 조커가 더 무서운 괴물로 변할지도 모르는데. 켄자키는 답합니다. 그래도 나는 (이 가능성에) 걸어보고 싶어. 코타로는 전에 켄자키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중요한 건 아이카와 하지메를 구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코타로는 하지메가 더 위험한 존재가 된다는 가능성 앞에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켄자키는 거기에 다시 또 믿고 싶다고 응답합니다. 그건 어떻게 보면 정말로 바보같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를 위해서 뭔가 해주고싶은 거예요 켄자키군은"
히로세씨의 이 한마디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켄자키는 남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에서 자기의 행복을 찾는 사람입니다. 눈앞의 사람이 곤란하다면 어떻게든 그를 위해서 자신을 던집니다. 그렇기에 조금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이렇게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가진 것은 아낌없이 내줄 수 있는 것이 켄자키입니다.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킹폼으로 변신할 수 있는 라우즈 업소버를 무츠키에게 건네줍니다. 켄자키가 강한 이유는 바로 이런 모습들 때문입니다. 약한 사람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힘을 포기할 수 없지만, 정말로 그 자체로 강한 사람은 자신을 두를 힘이 없어도 그 자체로 강합니다. 오히려 힘이 순수한 강함을 가리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너무너무 안타까운장면입니다. 조커는 하지메로 돌아가고 싶어 필사적입니다.
라우즈 업소버에 이어 변신벨트까지 포기한 켄자키씨입니다. 인간을 모두 지키기로 했으니까 인간이 되려는 존재도 인간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가장 무력하게 버려졌기에 그 누구도 무력하게 두지 않고, 모두의 영웅이 되겠다고 결심한 그가 그 마음대로 살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남에게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사람은 결국 정말로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요? 켄자키가 자신의 것을 남을 위해서 너무도 쉽게 포기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이를 도와줄 수 있다면 통장에 있는 27엔마저 다 털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정말로 행복할 수 있을 까요.. 타인이 없이 스스로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갑자기 조금 두려워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무런 포장도, 겉치레도 없이 부딪쳐온 켄자키의 진심이 하지메에게 닿았습니다.
블레이드 38화입니다.
새로운 폼으로 인조언데드를 제거하는 하지메입니다. 그리고 그와중에도 하지메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서 잘됐다고 생각하는 켄자키. 그 소중한 모먼트를 기어코 방해하고 마는 타이밍 브레이커의 최강자 타치바나씨의 등장으로 중요한 순간이 망쳐졌습니다.
제가 블레이드 5화인가 6화즈음에 이런 말을 했었는데요.
이번화에서 달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저 때도 하지메의 등장 이후 달이 잡혔었죠. 늑대인간이 보름달이 되면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늑대가 되어버리듯, 저 달의 기울기는 하지메의 상태를 은유하는 상징으로 보입니다. 초반의 하지메는 언데드로서의 본성이 많이 드러난 상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이 보름달로 꽉 차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달은 거의 반달에 가깝게 기울었습니다. 그것은 하지메가 언데드로서의 본성을 많이 억누르고 인간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봅니다.
피안화가 불안하지만, 이 꽃에는 죽음이라는 의미 외에도 환생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하지메가 인간으로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38화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물에 비친 하지메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하지메가 애절합니다.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한 존재가 카드의 힘으로 인간의 모습을 얻은 것. 목소리를 대가로 다리를 얻었던 인어공주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달이 아주 많이 기울었습니다. 하지메가 정말로 인간에 많이 가까워졌군요.
한편 히로세씨의 아버님 요시토씨를 만나는 켄자키는 자신의 몸이 점점 조커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됩니다.
무츠키 에이스랑 융화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장면을 보니 아직 완전히 동화되거나 한건 아닌 모양입니다. 시마씨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건 아닌가 싶네요.
기분을 잘 표현하지 않는 하지메가 이렇게까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아주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타치바나씨는 인간에게 좋은 사람이니까요. 그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믿어도 된다고 생각한 부분에서만 하지메를 믿어줍니다. 문제는 그의 신뢰가 너무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타치바나씨에게 사람보는 눈이 없는건지 아니면 둔한건지... 그렇다고 타치바나씨를 비난할 수도 없고 정말 너무나 타치바나씨다운 모습이라 그만 웃게 됩니다.
한편 켄자키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이윽고 폭주하고 무츠키는 눈새답게 상황 파악 못 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초반부가 생각납니다. 언데드의 본성에 휩싸여 켄자키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하지메씨. 지금 여기서는 이성을 잃으려 하는 켄자키를 되돌리기 위해 하지메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발전과 성장이 엿보이는 순간입니다.
결국 보증을 잘못섰다는 것을 깨달은 타치바나씨
이 장면도 제가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너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켄자키가 하지메를 믿었던 것처럼 하지메도 켄자키를 믿었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켄자키가 고맙다고 한 말을 하지메는 제대로 받아줍니다. 둘 사이에 회피 없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 순간입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계속 더 많은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가면 라이더 입니다. 그게 운명이라면 지고싶지 않습니다. 주어진 운명이 있다면 휩쓸리거나 휘둘리기보다는 정면으로 맞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싶다. 켄자키의 신념이자, 가면라이더 블레이드의 중심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게 주어진 운명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가면라이더로서 싸워야 한다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 그 의지를 가슴에 품고 오늘도 켄자키는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렇게 세 사람의 마음도 하나로 모여져서 다행인데... 무츠키는 언제 돌아올까요..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는데 제가 처음에 이사카보고 히로세씨 아버님이 이미 언데드한테 먹힌거 아니냐고 했었던거 기억하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미쳐 말이 씨가됩니다... 말이 씨가되니 조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