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킹 오브 프리즘(이하 킹프리)의 흥행요소에 대한 주관적 관점을 서술한 것입니다.
*킹프리 내용에 대한 스포가 다수 포함되어있으니 스포가 없이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은 상영하는 영화를 보고 읽어주세요!
*킹프리 현재 영화만을 보고 작성했습니다! (킹프리 작품 단독만 놓고 봤을 때의 의견입니다! 꿈라프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ㅠㅠ 조만간 볼 예정...) 후속작이 기대되네요!
+160906 추가 다봤습니다!!!! 꿈라프!!! 꿈라프를 보고 킹프리를 보세요!! 여러분!!
*스핀오프이기 때문에 전작의 존재가 확실히 중요한 영화니 영화를 보다 더 이해하고 싶다면 부디 전작들도 살펴본 뒤에 영화를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u.u
어느날부터 킹프리가 탐라에서 자와자와하더니 후기들이 하나같이
무지개와 세상이 빛나고 있어
로 귀결되는 기이한 현상을 보였다. 무서웠지만 너무나도 궁금했기에 일반 상영으로 1회차를 관람 후, 이 영화가 너무 좋아져 2회차와 3회차는 응원상영으로 보고 왔다. 캐릭터송도 예약구매 해버렸다...(알렉산더 이지두댄스 솔로 절대못놓침......) 지금 이 글도 킹프리 노래 들으면서 쓰고있음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2회차쯤 되니까 이 영화가 대체 왜 이렇게까지 흥하고 있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왜일까?
제작사의 말에 따르면 킹프리는 원래 여아를 타겟으로 제작한 피겨 아이돌 애니인 꿈라프(꿈의 라이브 프리즘 스톤/ 원제 프리티 리듬 레인보우 라이브)의 스핀오프작으로,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적은 스탭들과 감독들이 그저 애정으로 제작한 것이라 한다.
한시간짜리 극장판 애니이지만 새로 그린 장면은 거의 20분 분량 정도이고 나머지는 연출과 뱅크(본편인 꿈라프의 장면들)로 채운 것인데, 실제로 영화를 보면 굉장히 저예산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게다가 스토리는 또 어떤가. 까놓고 보면 그냥 어디나 있는 클리셰 스토리.
정신나간 연출때문에 잊어버리기 쉽지만 곰곰히 정리해보면 킹프리 스토리는 다움과 같다.
1. 아이돌 같은 거 모르던 주인공이 어느날 신비로운 누군가와 조우해 자기 대신 공연에 가달라고 함. (우연한 만남)
2. 주인공은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공연을 보고 아이돌이란 이렇게 빛나는 거구나...!(후와앙) 하면서 공연 장면을 따라해봄. (흔한 동기부여)
3. 그게 우연찮게 아이돌 학원 관계자의 눈에 띄어서 스카웃됨. (우연한 만남2)
4. 그러나 그 학교는 라이벌 회사에 의해서 초라해져 과거의 영광만 남은 상태다. 그나마 인기가 많은 선배 유닛 덕분에 간신히 운영을 이어가는 상태... (흔한 어려움)
5. 주인공은 선배들에게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또 훈련도 받고 곡도 받는다! (흔한 주인공을 리더로 밀며 친해지기)
6. 그 와중에 끈끈한 우정의 선배 유닛은 한 명의 탈퇴로 위기를 맞고... (흔한 갈등상황 2)
7. 은퇴를 선언하는 마지막 공연장에서 슬퍼하는 모두에게 주인공이 공연하며 희망과 행복을 북돋아준다. (흔한 결말)
이렇게 써놓으면 흔한 아이돌 애니 1쿨이다. 원래는 1쿨 분량으로 만들어야 설득력이 생기는 시놉시스인것이다!
근데 킹프리는 이걸 60분 안에 다 한다!(TVA 3화 분량 안에 다 끝나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야기가 급전개일수밖에 없다!
혼신의 훈련은 1분도 안 되어서 점프 한 번 하고 끝난다!(원래라면 한 화를 소비해야 할 이야기일 것이다.)
신비로운 누군가와의 만남도 완전 짧아!! 3분 안에 끝나는듯 (아니다 1분 30초는 되나)
인물 소개 시간도 묶어서 나오는데 각각 1분도 안 된다! 초전개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극장판이니까 전편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본편 이야기도 설명해줘야한다.(코난이 매 극장판 앞에서 자기 사정 설명하는 것처럼) 이것도 간신히 2~3분을 채운다! 그 안에 선배 유닛 세명이 만난 이야기가 죄다 나온다! 굉장한 속도로. (궁금하면 꿈라프를 봐야 한다....)
그러니까 주인공은
프리즘 쇼 하기로 결정하고 거의 하루이틀만에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 것이다! (경이롭다)
훈련 받은 건 1분짜리 점프연습뿐이고! (세찬이가 알렉이랑 이지두댄스 추는동안 더 받았을 수도 있다....그래도 간신히 5분이지만...)
*나중에 본편 설정을 찾아보니 프리즘 점프는 마음으로 뛰는 거라서 점프실력이랑 별로 상관이 없다고 한다 그렇군... 그래서 신이도 가능했던 것이다...그래도 뭔가 짧다...
그리고 영화는 후속작을 예고하며 끝난다.... 어차피 후속작 나오는 영화 많으니까 이건 그러려니 한다. 다만
"이제 좀 기승전결중에 기가 존나 빨리 끝났군..."
하는 기분일때 다음화에서 봐요~~~^0^ 하기 때문에 엥? 싶은 감각이 있는 건 사실이다.
요약하자면 존나 뻔한 스토리를 존나 급전개로 전개한 것이다. 1분만에 점프스킬을 마스터한 주인공의 천재성에 기대서. (여기서 우리는 에델로즈의 심각한 경영난을 알수있다...) 무슨 3분 카레 말아먹는것도 아니고 레토르트 식품으로 요약한 총집편을 보는 느낌...
그런데 이 영화는 왜 그렇게 흥했을까? 킹프리는 일본에서 순익 약 6억엔을 기록하며 롱런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역시 예매율이 1퍼도 안 되는 처참한 성적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누적 관객수 1만명의 기록을 달성했다. (한국에서 여성타겟 2D 아이돌 애니메이션이 이정도 기록한 건 굉장한 거라고 본다. 고스트메신저도 디비디 판매량이 1만장이었음... 애초에 한국은 이런 시장이 작다.)
어제 같이 킹프리를 보러가준 선배(1회차- 신나게 웃으셨다.)와 영화 이후 밥을 먹으면서 논의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주관적인 견해임으로 이게 진리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킹프리가 흥한 이유.
1. 영화의 초차원함
우타프리와 이나즈마 일레븐을 섞은 것 같다는 평을 했다는 실친의 트친 말 답게 이 영화는 내내 정신나간 연출들로(진짜 무슨 생각으로 이런 연출을 설계한거냐 싶을 정도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이 영화의 급전개와 시너지를 일으켜 영화 전체를 이세상 것이 아니게 한다. 보는 내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연출로 왼뺨을 얻어맞고 폭풍같은 급전개로 오른뺨을 얻어맞는다.
다 보고 나면 "미친 내가 뭘 본거지..." 하는 말이 ㄹㅇ 절로 나온다. 우타프리도 그렇고 이나즈마도 그렇고 유희왕도 그렇고 정신나간 연출들로 가득하지만 이 장르들 다 흥했다. 왜냐면 이 초차원함이 어중간한 초차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영화가 부끄러움에 정줄을 챙기기 시작했으면 망했을 것이다.
스크린 밖에서 보면 분명 제정신이 아닌 연출들인데 스크린 안에서는 개진지하게 하는 게 포인트이다. 모두가 저렇게 진지한데 사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웃긴 것이 초차원함을 한 층 더 끌어올려준다. 그리고 이것은 단점이 아닌 매력으로 작용하여 보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뭐...뭐냐 정신나간것 같은데 멋있어....! 같은 거다.) 물론 안 끌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여태까지 본 영화 중에 제일 초차원하다는 평가는 안 파려는 사람도
"그래 이거 한번쯤은 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닼ㅋㅋㅋㅋ" 라는 말을 하게 한다.
2. 블루 오션 캐치
만약 킹프리가 저런 스토리로 남성을 노려서 나왔으면 어떨까? 아마 망했을 거다. 그쪽 아이돌물에는 이미 잘 만들어진 러브라이브와 아이마스가 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신데마스 마지막화의 악랄함(제발 에바 초호기만큼만이라도 움직여줘!!)이나 러브라이브 각본 표절 사태등은 알고 있다.)
킹프리 스토리 이미 뻔하다. 캐릭터도 사실 뻔하다. (여캐로 바꿔서 말해보겠다.)
순수하고 아무것도 모르지만 처음 본 아이돌 공연에서 아이돌의 반짝반짝함을 보고 아이돌을 동경하게되었다! 밝은 성격! 모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얼굴은 항상 발그레! 천재성이 있는 설정!
요리를 잘 하고 상냥하다! 주인공이 싫어하는 음식도 잘 먹을 수 있게 배려한다! 모두를 보듬어줄 것 같은 포지션!
양아치같지만 사실 츤데레처럼 선배를 동경하고 있다! 주인공을 맘에 안 들어해서 까칠하게 대했지만 주인공의 마지막 무대를 보고 감동!
귀엽고 깜찍하다! 핑크머리! 성숙한 동기를 부러워하고 있다.
재벌의 후계자! 은근슬쩍 주인공의 슴가를 터치! 변태성이 있다.
전통적인 미인! 항상 우아하고 정숙하다.
... 등등등...
이런 여캐들 이미 한트럭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라노벨 기반 하렘 애니라던가.) 그러나 킹프리는 이를 남캐들이 하게 했다.
게다가 이 애니메이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음.
같은 유닛 친구들에게 굉장한 요리를 차려주는 .... 남캐
(요리 잘해서 모두에게 굉장한 실력을 자랑하는 여캐들 참 많았다. "와아아 ~~쨩 대단해!!")
넘어졌을 때 은근슬쩍 중요부위가 강조되는... 남캐
(우리는 판치라와 바스트 모핑을 얼마나 많이 봐왔던가)
가릴 곳만 대충 가린 섹시 의상을 입은... 남캐
(분명 갑옷인데 노출도가 높을수록 방어도가 높다는 우스개가... 돌아다닐 정도로 우리는 여캐 노출의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고있다)
케-팝 여 아이돌이 출 것 같은 섹시댄스를 추는... 남캐
(애니메이션에서 남캐 섹시댄스 별로 못봤던 것 같은...)
처음 만난 귀여운 남캐한테 꿍 당해서 덮쳐지는.... 남캐
(1회부터 골목 달리다/걷다 달려오는 여캐에게 부딪쳐서 넘어져 팬티를 보거나 근접키스하려는 장면의 연출은 이전부터 참 많았다.)
목욕탕에서 첫날부터 선배들에게 알몸을 보이고 부끄러워하는.... 남캐
(요즘 애니에서 당연하다시피 나오는 온천여행편에서 여캐들이 ~~사마 너무 예쁘세요 ㅠ0ㅠ 하는 거 주인공이 실수로 열고 으에에엣 하거나 여캐가 에에에엣! 하면서 당황해 실수로 가슴을 보이고 마는 연출들 엄청나게 스쳐지나간다)
시도때도 없이 나신이 보여지는.... 남캐들
데미지를 입으면 깨지는 갑옷을 입은.... 남캐
가버리는 연출로 표현되는.... 남캐
(나: 저 솔직히 전바에서 카스카 가버리는 연출이나 이거나 별로 차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선배: 아... 아니 근데 카스카는... 음... 그렇군....맞아...그러네... 가버리는 게 맞네....)
전신을 훑으며 올라가는 카메라 워크, 알몸변신하는 .... 남캐
(선배: 변신 풀리는 것도 야햇어!! 야했다구!!)
...
여기저기서 노골적인 섹스어필이 가득하다.
(그러나 영화는 12세다. 12세에 아슬아슬하게 걸친다... 그것도 선정성이 아니라 폭력성으로 ㅋㅋㅋㅋㅋㅋㅋ 잘 보면 담배도 모자이크해줌 개친절해...)
데스티니 차일드의 아폴론, 마기의 신드바드같은 유머스러운 나체전시를 말하는 게 아니다. 남캐를 그냥 진짜 제대로 은근슬쩍 벗김(물론 가릴 데는 다 가렸어요!!!)
왜 이 영화가 보다 선정적으로 느껴질까 ㅋㅋㅋ 그건 우리가 남캐가 저렇게 소비되는 걸 본 적 없어서인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뭐든 인식의 저편을 깨는 걸 보면 굉장히 충격적이게 다가오지 않나.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아무도 하지 않았던 블루 오션을 제대로 겨냥한 게 아닌가 싶다.
2.1 + 현재 여덕들의 수요와 겹쳐짐.
양산형 애니 시스템이 되면서 사람들은 더이상 애니메이션을 애니 내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캐릭터 '속성' 이란 게 정형화되버렸다는 것이다. 어떤 신작 애니가 나와도 우리는 표정, 머리스타일, 헤어의 색, 입은 옷의 스타일을 보고 이 캐릭터의 속성을 짐작하고 학습된 상태로 보게 되고, 애니가 굳이 시간을 들여 설명하지 않아도 클리셰적 연출에서 애니메이션의 감정선과 흐름을 이해하게 된다.
마치 이미 대세인 UI UX를 학습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전자기기를 쓰면 다른 기기를 설명서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하면 장점이 뭐냐면, 설명하느라 쓸데없는 예산을 들일 필요가 없다. 왜냐면 이미 어떤 요소는 모두가 동일하게 공유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두번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제작사는 이런 검증된, 대세인 속성들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제작하고 배경만 다르고 스토리 플로우는 똑같은 양산형 캐릭터 소비형 애니들을 제작해내는 것이다.
(여캐잔치, 일상, 하렘...)
그리고 나머지 공백은 그냥 2차창작/님들 상상으로 넘기는 것. (실제로 작품 내적으로 너무 완벽한 애니들은 2차창작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까. 상상으로 채울 공백이 없기 때문에 작품 그자체로 즐기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킹프리에서 작품 내적으로 애들의 감정이 제대로 나온 적이 있었나? 있다고 해도 꿈라프에서 나오던 남캐 3인방뿐인데 이들의 감정도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나보다 정도지 이 장면이 이들에게 얼마나 슬프고 아픈 장면인지 알려면 꿈라프를 봐야 한다.(실제로 꿈라프를 보고 나면 킹프리가 달라 보인다고 함)
각 캐릭터에게 소비한 스크린 점유 시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 생각보다 우리는 이들에 대해 아는 게 없는 것이다.
결국 남는 건 잘생긴 남캐들의 얼굴이랑 제작사가 쪼금 던져준 떡밥뿐인데. 한마디로 정말 캐릭빨로 소비하라는 거다.
근데 이런 애니메이션이 있었나? 엄청 많았다. 물론 여캐들로. 캐릭터빨로 밀고가는 라노벨기반 하렘애니들, 백합애니들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킹프리는 이걸 남캐로 하라고 던져준 거다.
남자들이 여캐를 그렇게 소비한다면, 남캐도 그렇게 소비해도 되는 거 아니야?
바로 이 지점이 킹프리가 가지고 있는 묘한 매력 두번째가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나왔던 남 아이돌 '애니메이션' (사실 아이돌장르에 대한 조예가 깊진 않습니다. 감안해주세요) 중에 킹프리만큼 '여캐를 배제'하고 남캐를 성적 은유로 소비한 게 얼마나 되는지 나는 모르겠다.(여캐를 배제했다는 건 어떤 차별적인 의미가 아니라 대리 이입대상이 없다는 뜻이다. 킹프리에서 여캐는 스크린 밖의 우리다. 오토메 게임에서 주인공 일러스트가 없는 것과 같은 맥락. 나는 갠적으로 그렇게 생각함)
우타프리에서는 여캐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이입할 대상이 되어준다. 석고 보이즈는... 외형보다는 성우가 더 초점이라. 남자들이 위주로 나오는 건 보통 멋진! 스포츠물! 소년만화! 에서 멋진! 활약을 벌이는 모습이지
여자들에게 아양떠는 아이돌이 아니다! (알렉산더의 대사를 빌렸습니다. 고마워 알렉)
무의식적으로 여덕들이 그런 것을 바라고 있었고, 킹프리가 이 지점을 정확하게 짚은 것 같다. 트렌드에 잘 발맞췄달까. 감독 왈 자기들이 해오던 거 그냥 그대로 한 것 뿐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 사람들 처음부터 여성타겟이었으면 애초부터 이런 식으로 작업했을 거라는 뜻인가.......... 여러 의미로 대단하군. (이사람들 꿈라프때부터 이런 연출 해왔습니까???? )
3. 기본이 잘되어있음
여기서 말하는 기본이란 아이돌 장르에 필수인 캐릭터와 노래를 말하는 것이다. 아이돌 애니인데 곡이 안좋고 캐릭터가 붕뜨면 그거야 말로 완벽한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킹프리는 어필할 스토리도 없다고! 그러나 킹프리의 남캐들, 머리색 다양한 만큼 확실하게 각자의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 (무지갯빛 캐릭터성이다...) 익숙한 클리셰를 착실하게 따르면서도 독특한 각자의 속성이 있는 것이다. 어떤 캐릭터는 남캐라는 것 때문에 특수성을 획득하기도 한다.(이치죠 신 같은 경우-순수 밝은 신인)
노래는 또 어떤가. 스타팅 Athletic core부터 엔딩곡 Dramatic love까지 버릴 노래가 하나도 없다. (.... 캐릭터송도 짱임)
물론 노래방갔을 때 잔잔한 발라드곡에서 나오는 뉴질랜드 전통춤 영상 때문에 뿜었던 것처럼 가끔씩 나오는 초차원 연출들이 감상을 방해하나, 나중에 집에와서 노래만 떼어 들어보면 모두모두 다 너무나도 '멀쩡하게' 좋은 노래들이다. (1회차때 그렇게 웃었던 이지두댄스조차 집와서 들어보니 정말 괜찮은 노래여서 놀람)
특히 엔딩곡은 연출에 후드려맞다가 겨우 멀쩡히 듣게 되는 노래라 그 놀라움이 더하는 효과도 있다. 노래가 잊혀지지 않아서 한번 더 보러가거나 치여버리는 사람도 있다하니 노래도 분명 흥행에 어느 정도 기여하지 않았을까.
4. ★응원 상영★
이 영화의 핵심이자 메세지라고 생각하는 부분. 킹프리 감상을 완성하려면 응원 상영으로 봐야 한다.
상기 언급한 1, 2를 응원 상영으로 모두와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이 킹프리의 가장 큰 흥행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무서운집을 혼자 볼때보다 다같이 볼 때 더 즐거운것처럼, 아무리 망작이라도 함께 반응하며 웃으면서 보면 즐거운 것처럼. 이를 노린 것처럼 영화는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장면들이 있고 연출도 스크린 너머의 관객을 초점으로 만들어진 연출들이 다수 보인다.
남캐가 옷을 벗어던질 때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라고 소리치고 잘생겼다고 기껍게 말할 수 있고 캐릭터가 말할때마다 나도! 라고 대답할 수 있는 공간. 자신의 욕망을 가감없이 분출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되는 게 아닐까. 이 부분은 킹프리의 여캐는 바로 스크린 밖의 우리다 라는 나의 가설을 한 층 더 뒷받침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공연 장면에서는 함께 콜을 넣고 떼창하며 영화관람이 아니라 진짜로 프리즘 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단체행동에서 오는 공감의 경험이라고나 할까.
콘서트에 몇 번 가봤는데 (MIKA나 The script...) 그때의 열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스크린 안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 뿐... 열심히 응원하고 엔딩곡을 떼창하면 뭔가 뿌듯한 기분도 드는데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렇게 행복하게 열광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인 것 같다.
킹프리를 파게 되던 아니던 그 즐거운 순간에 함께 있을 만한 가치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가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이기도 하다고 생각함. 프리즘 쇼는 모두에게 웃음을 가져다줘- 스크린 안에서만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스크린 밖의 모두에게 주는 경험.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일단 만천원에 콘서트 하나 볼 수 있구요... 어디서나 잘 보이는 콘서트임.. 개쩔지않습니까 모두모두 킹프리 보자.
5. 바이럴 마케팅
이는 직접적으로 1과 4와 연결된 거기도 한데 1의 초차원함을 경험한 사람은 거의 대부분 박장대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4의 흥겨움을 경험한 사람들도. 1, 4의 이유로 트위터에 모두 같은 내용의 무지갯빛 후기를 올리게 되는데 이 후기들이 다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새로운 관객을 유도한 효과가 있다. 일단 나부터가 후기보고 궁금해서 갔음 그리고 헤어나올수없는 프리즘 빛에 치여서 나왔찌.....
그래서 내려진 결론은
잘 만들어진 캐릭터 + 좋은 노래 + 영화의 초차원함 + 요즘 여덕들 수요의 블루오션을 캐치 + 응원상영 => 바이럴 마케팅 => 초대박 이렇게 된 거라고 본다.
P.S. 이 포스트에서는 킹프리 하나를 하나의 단독 오리지널 작품으로 쳐서 이야기했습니다만, 스핀오프로서의 이 영화의 역할을 논한다면 전작인 꿈라프와 앞으로의 이야기인 킹프리 사이를 적절하게 연결했다고 봅니다. 꿈라프의 주연들이 그만두면서 새로운 신인이 데뷔해 후배들이 새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러면서 전편 주인공들 성장모습도 보여주고) 뒷 이야기가 궁금하게 될 정도로 잘 이어주었습니다. 그 짧은 60분 안에... 수고하셨습니다.
'생각 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엑스칼리버 관극 후기 (0) | 2021.09.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