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시작한 지 꽤 됐는데 감상글은 제법 밀려버렸네요. 원고 하느라 이래저래 바쁘기도 했고 디케이드 감상을 우선하다보니 그런 것도 있고요. 뭐 이런 건 다 변명뿐이고 지오에서 그분이 다시 나오시는바람에 밀린 구몬마냥 그간의 지오 감상을 후닥닥 해치우려고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래 글은 가면라이더 지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고, 이 내용들은 다 저의 개인적인 감상글이므로 주관적일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지오가 방영을 시작한 지 10화 정도가 되었습니다만 아직 지오에 대해서 그렇게 정을 붙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해야 정확할까요. 하지만 그건 아직 이 작품이 1쿨도 마치지 않은 상태이고, 지금은 이것저것 풀어놓는 게 중심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실제로 선배 라이더들이 직접 출연하고 그들에게서 힘을 받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기도 하구요, 거기에 시간 요소까지 섞여 플롯 트위스트가 상당하니 정보량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오 2화에서는 센토가 빌드의 중요 스포일러를 말하면서 지나가기도 했구요. 기본적으로 지오는 적대 세력으로 포지셔닝되어있는 타임 재커라는 집단이 원래 라이더 시리즈의 역사를 바꾸고 있기 때문에 한번에 이해하기 어렵고 굉장히 왁자하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각 에피소드별로 중심이 되는 메타 키워드는 확실하게 잡고 가려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부분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것이 바로 3-4화에 등장한 에그제이드 편이었는데요. 역사가 바뀌어 이전의 라이더였던 사람이 라이더가 아니더라도 에무는 여전히 의사였습니다. 에무는 라이더가 아니었더라도 의사가 되어서 자신의 아이를 구하려고 했던 아버지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상처입거나 희생하지 않고서 모두를 구하겠다는 사명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죠. 지오 1화에 나왔던, 시곗바늘은 맘대로 돌릴 수 있지만 인생은 바꿀 수 없다. 그 말처럼 약간의 계기를 바꾸어 역사의 흐름을 바꾸더라도 그 사람의 본질을 바꾸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이 '본질은 바꿀 수 없다'는 테마를 중심으로, 5-6화의 포제-파이즈 편은 이 흐름이 더욱 발전하여, 구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다른 이의 시간을 빼앗는 것에 대해서 다루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7-8화의 위자드 에피로 이어지면서 결과는 바꿀 수 없지만 나 자신은 바꿀 수 있다는 주제까지 나아갑니다. 이 4개의 에피소드는 주인공인 소우고보다 2호라이더인 게이츠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요, 이번 9-10화 에피소드를 고려하면 이 4개의 에피소드가 언젠간 후반에서 잘 빌딩되어 시너지를 일으킬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가면라이더 지오의 주인공은 토키와 소우고라는 고등학생인데요. 이름만 고등학생이지 솔직히 거의 욜로맨입니다. 제가 지오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한걸음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소우고라는 캐릭터가 지상에서 100mm이상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현실감각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제작진이 이런 캐릭터를 노려서 만들고 있다고 한것 같기 때문에 의도에는 맞게 캐릭터가 만들어져가고 있습니다만 제가 집중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게 제가 지오를 볼 때 개인적으로 괴로운 점 하나입니다.
또다른 괴로운 점은 이 현실감각없는 고3친구가 지향하는 점이 '왕'이 된다는 포인트이기 때문인데요. 이부분은 작품 외적인 부분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21세기이고 대한민국은 바로 작년에 대통령을 촛불시위로 끌어내렸단 말이죠. 그 민주시민의 혼이 일본 라이더방송에서 왕이 되겠다는 해맑은 고등학생이 아직 실권도 못잡았으면서 내각부터 구성하고있는 모습을 보고 있기를 결사적으로 거부하고 있네요. 제 이성과 뇌는 어차피 이거 픽션이라고 계속 세뇌하고 있긴 합니다만 본격적으로 지가 왕이 되겠다면서 주변 사람들을 국민이라고 총칭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해맑게 웃는 아무것도 모르는 고3소년 토키와 소우고가 받았을 교육과정속에 녹아있는 일본의 현주소들이 아련히 오퍼시티 80퍼 정도로 겹쳐지면서 아아, 하고 탄식하고 마는 것입니다.
애초에 이해하지 말라고 비현실성을 강조해서 만들고 있는 캐릭터인것 같아요 소우고는. 오히려 그 옆의 게이츠가 공감하고 이입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제-파이즈 에피소드 보면서 고민하다가 결국 한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토키와 소우고는 인생 2회차를 달리고 있는 만렙주인공캐릭터라고 생각하기로. 이미 소우고는 완성형 캐릭터입니다. 그저 이친구가 고3이라는 환경적인 상황에 처해 있어서 공감이 안 가겠지만 외적인 요소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이미 멘탈이 완성되어있습니다. 이건 이미 인생 한번 살고서 회귀해가지고 욜로맨 된 사람이 아니면 가지기 어려운 멘탈이죠. 상식적으로 고3짜리가 인생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이정도의 현자포지션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팬티만 있으면 사는 라이더도 고3은 아니었다고요.
어떻게 보면 요망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비현실적인 꿈만 제한다면 소우고는 제법 영악한 캐릭터입니다. 주변인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걸 어떻게 자기한테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을 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요. 소우고가 여기서 무서운 점은 얘는 옆동네 여고생들이 밴드하는 게임의 미친금수저 캐릭터처럼 리스크에 대해서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게 또 소우고라는 캐릭터의 비현실성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오히려 지오에서 현실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캐릭터는 무려 미래인인 묘코인 게이츠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토키와 소우고가 더 비현실적이고 오히려 미래에서 온 캐릭터가 더 현실적이라는 대비는 지오에서 보이는 재밌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친구의 캐릭터는 에피소드 5~8화를 걸쳐서 중심으로 다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이츠는 미래의 마왕, 오우마지오에 대항하던 레지스탕스로, 그를 과거에서부터 제거하여 미래를 바꾸기 위해 현대에 온 캐릭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은 별로 순탄치 않은데요. 용사의 렙업을 허용하는 대부분의 판타지세계의 악역처럼 그도 소우고의 마왕레벨업을 허용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말이죠. 5-6화 파이즈-포제 에피소드에서는 특히 파이즈쪽의 인물관계를 투사해 소우고와 게이츠를 그린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인의 시간을 빼앗아 내 소중한 사람들의 시간을 이어붙이려던 해당 에피소드의 어나더 라이더에게 결정 대사를 날린 것은 소우고가 아니라 게이츠였다는 점이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시간을 맘대로 이동할 수 있는 타임 마진을 상용화해 타고 다니는 미래인인 게이츠가 그런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았을 리가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는 곧은 마음이 게이츠에게 있었다는 것, 그리고 타인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작품 외적으로는 조금 껄끄러운 부분이 느껴졌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아픈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하는 일본인 특유의 국민성이라고 할까요, 아무래도 그런 부분들이 반란군, 레지스탕스로서의 게이츠와 츠쿠요미의 정체성을 깎아먹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희망찬 흰소리만 하게 될까봐 내심 걱정도 됩니다.
츠쿠요미 역시 게이츠와 함께 온 레지스탕스 출신입니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이렇다하게 이 친구에 대해서 풀리는 부분이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네요. 하지만 보다 행동력이 강하고 필요할 때는 게이츠와 전투도 할 수 있다는 부분들이 초반에 표현된 것이 좋습니다. 게이츠와는 달리 소우고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 열린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재미요소 중 하나이지만 아직은 약간 염려가 느껴지는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츠쿠요미의 활약이 더 많이 부각되었으면 합니다. 다만 지오가 선배라이더에 본편라이더에 어나더라이더까지 다양한 라이더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는만큼 정신이 없어서 얼만큼 잘 챙겨줄 수 있을 지...
사실 제가 이 작품에서 제일 재밌게 보고있는 친구들은 대립항의 포지션인 타임재커입니다. 아직 그들의 본목적은 왕을 옹립한다 정도밖에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시라쿠라 프로듀서가 트위터에서 시부린것들은 일단 공개되지않은 것으로 치고) 각각의 타임재커들이 어나더 라이더를 선택하는 기준도 서로 달라 이 부분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포제-파이즈편에 등장한 슈와르츠는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듯 하구요. 오라의 경우는 누군가를 구하고 싶은 사람을 기준으로 어나더 라이더를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엑제편 뿐 아니라 잠깐 등장한 파이즈편까지 모두 타인을 위해서 어나더 라이더가 되기로 결심했던 사람들을 선택해 어나더 라이더로 만들었습니다.
반면에 우르는 자기 흥미 본위로 어나더 라이더를 선택하는데요, 빌드 에피소드였던 1-2화, 위자드 에피소드였던 8-9화를 보면 큰 이유나 기준 없이 재밌어 보이는 것들 위주로 어나더 라이더를 선택합니다. 이 얘기를 한 것은 물론 오즈 에피소드이자 드디어! 이 포스트의 본목적인 9-10화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보 공개됐을때부터 정신이 좀 혼미했어요. 사실 어떤 쓸데없이 오지랖넓고 친절하신 분이 디케이드 감상에다가 하야바레를 찾아와서 해주신 바람에 뭔가 쿠로토와 관련한게 나오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그게 단 쿠로토 본인일 줄은. 그것도 갑자기 왕이 되겠다고 설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제가 좋아하는 단 쿠로토는 왕이 아니라 사장님이었고 신이었고 신이었고... 아무튼 이 이상 가면 이상한 사람 되기 때문에 1절만 하겠습니다. 쿠로토의 등장이 반가우면서 화가 나는 이유는 그의 등장에 많은 작품 외적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지오는 보완 계획이라는 TTFC 한정 컨텐츠로 자학개그란 타이틀을 달고 변명과 합리화질을 종종 하는 통에 이런 부분들이 대놓고 드러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아예 어른의 사정같은 걸 대놓고 말하면서 쿠로토를 데려온다...? 솔직히 썩 기분좋지는 않는 게 사실이라구요.
아무튼 각본도 시모마야가 아니라 모리 각본이라 9화 보기전까지 정말 걱정 많이 했었습니다. 내가 생각한, 생각해왔던 쿠로토가 나올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버렸으니까 마음 비우고 9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8화 마지막부터 모습을 보이시더라구요 미쳐버린 동그란 뒷통수부터 잡아들어가는 앵글 멋진 앵글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 분명한 샷이었습니다. 지오 세계관은 버그스터 바이러스가 없으니 실제로 본편에 나오지는않겠지만 상징성의 의미로 가져온건지 덴져러스 좀비의 잘빠진 흰색 가샤트 몸체를 찰각거리면서 부각되는 예쁜 엄지손톱과 뼈마디가 도드라지는 섹시한 손가락들 여전히 변함없으시네요
그런데 지오 9화에서 대뜸 할머니 모자와 중세시대 넥러플과 아르데코 무늬 털코트를 입고 등장하셔서 저를 당황스럽게 하시는군요 아니 사실 공식계정에서 짤 나왔을 때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에피소드 처음에 오다 노부나가 등장했을 때부터 예감이 안좋았어요 오다 노부나가는 유난히 마왕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으니까 쿠로토를 왕 포지션을 잡아놓은 순간부터 노부나가 넣은 건 대충 이해가 갔습니다. 하지만 저게 뭔가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의 동그랗고 완벽한 머리를 가리는 할머니 모자같은걸 씌운 거예요 귀부인도 아니고 차라리 금관을 씌워 전통 왕모자 같은거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런 걸 씌우라구요 그와중에도 사선으로 비껴 내려오는 모자챙 안쪽으로 보이는 그늘진 얼굴의 모습이 마치 예쁘게 갓이 자란 버섯 같아서 폭신폭신해 보입니다. 아무리 풍성하게 가려도 완벽하게 내려오는 그의 몸선과 거기서 뿜어져나오는 아름다움은 가릴 수 없었던 것이지요
휴 아래에서 본 쿠로토씨의 코와 인중과 아름다운 입술 내려가 아담스애플까지의 부드럽고 완벽한 비례의 라인이 건드리면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 조각가가 대리석으로 열심히 조각해 놓은 것 같은 모양새이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저 모자챙때문에 자꾸 버섯이 생각나는데 하필이면 생각나는 버섯도 광대버섯이라서 미치겠습니다.
<독우산광대버섯>
독잇버섯입니다.
빨간 동그라미 안에 들어가 있는 사진은 딱 에그제이드 초반 시기의 옷인데요 에그제이드 6화때 입었던 하얀 정장 + 검은 와이셔츠 콤보입니다. 이 옷은 이후에 30화에서도 입고 등장한 전력이 있었죠. 고라이더에서도 입고 나오십니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핏입니다. 라인을 도드라지게 하는 하얀 재킷 안에 절제된 검은 와이셔츠가 있어 전체적으로 굉장히 섹시한 느낌이 납니다. 흰 와이셔츠에 검은 재킷 조합보다 더 내면의 영혼을 불타오르게 하는 게 있어요.
열변을 토하느라 잊어버렸는데 이 시점의 쿠로토는 단 마사무네에게 시달리다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만 루트의 쿠로토인 모양입니다.
그럼 저게 단 마사무네라는거군요
드디어 할머니같은 펠트모자를 벗은 쿠로토씨 당신의 동그란 뒤통수를 그리워한지 벌써 2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제가 지오에서 좋아하는 친구도 이 앞에 있는 동그란 뒤통수의 토키와 소우고인데요 동그란 머리와 동그란 머리가 함께 있다니 이곳은 천국이군요.
외모 얘기만 하느라 자꾸 본편 얘기를 안 하는데 본편은 TTFC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월 960엔에 동그란 뒤통수와 잘생기고 다리긴 남자들이 나오는 드라마가 잔뜩 지금 바로 가면라이더 지오 하세요.
사실 제가 오즈편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직접적으로 올바른 왕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대놓고 2018년에 그런 소리를 무려 일본에서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아니 라이더 작품은 원래 픽션이고 옆동네 달장르에서도 소원의 만능기를 놓고 왕도에 대한 토론을 하곤 했었으니 이런 장면들이 아예 말이 안 되는 건 아닙니다만 이 작품은 판타지이면서도 메타적인 부분을 일정부분 안고가는 작품이란 말이죠. 작품과 현실을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저는 자꾸 일본의 정치체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무슨 부대찌개마냥 시열대가 뒤섞인 묘사들이... 장소는 쇼군의 성이지 시간대는 2018년 21세기 현대 일본인데 여기 있는 사람은 기업인이면서 왕한다는 사람이랑 국회의원이랑 고삼수험생... 정말 이상하고 기묘하지않습니까 제가 라이더를 많이 안 봤지만 이렇게 초차원적으로 웃기는 친구는 처음입니다.
지오 오즈편은 내내 뭔가 이상하게 꼬여들어가는 느낌이 있는데요. 각본가가 바뀌어서 그런가 캐릭터들이 다들 뭔가 핀트가 엇나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그와중에도 고고하게 자기 캐릭터를 유지하고 계시는 에이지 선생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반면에 쿠로토는.... 캐릭터가 망가져도 미모는 망가지지 않으니까요. 저 빵떡같은 피부와 가지런한 치아 틴트를 발라놓은것같은 보들보들한 입술을 봐주세요 눈을 까뒤집어도 사랑스럽네요 쿠로토
아무튼 이장면에 대해서는 쿠로토씨의 미모에 대해서만 코멘트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장에 낑겨있는 조그만 이스터 에그에도 주목해 주세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람쥐처럼 입을 벌리고 즐거워하는 쿠로토를 보세요. 시간대는 제로데이가 있기 1년전이라 옷을 와이셔츠가 아니라 신 쿠로토 버전으로 입고 있다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만 그런 고증적인 부분을 제하더라도 쿠로토씨의 예쁜 목선과 쇄골이 보이는 것은 기립박수를 치고 상투스를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팔랑팔랑 날리는 게임 기획서들의 내용도 확인하고 싶지만 무엇인지 자세히 보기가 어렵네요.
정말 완벽한 비례의 얼굴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찬사와 경탄마저 나오는 얼굴입니다. 잘생긴 대칭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군요. 흐트러진 앞머리도 어떠한 미의 경지에 도달해 있는 것만 같습니다. 가지런히 보이는 치아는 때론 어떤 것들이 다 드러나지 않을때 더욱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상상이 미를 증폭시킬 때가 있으니까요.
타임 재커 따라서 고개를 갸우뚱 숙이는 부분도 깜찍한 매력포인트입니다. 꽃사슴처럼 곧게 뻗은 목이 도드라지는 귀여운 장면이니 필견.
가슴에서 날뛰는 민주시민의 혼을 잠재우느라 힘들었던 장면 아무리 들어도 고3의 훈수두기로밖에 들리지 않아 힘듭니다. 친구야 너는 그 전에 센터시험을 준비해야해
오즈편에서 쿠로토 묘사에 조금 불만이 있었던 부분들을 말해보자면 지오는 계속해서 '역사가 바뀌어도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라는 메세지를 계속해서 던져오는 작품이었는데 그걸 쿠로토에 대해서는 하지 못했다는 게 불만입니다. 이게 오즈편에서 유난히 도드라지는건 지오의 에이지가 오즈의 에이지와 달리 라이더가 아니지만 여전히 같은 경험을 했고 거기에 기반해 에이지라는 사람은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잘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에그제이드편도 그랬습니다. 에무는 라이더가 아니었지만 여전히 의사로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고 있었고, 센토와 반죠는 함께하고 있었고, 쿠사카와 이누이의 관계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계기가 라이더가 아니었을 뿐. 그러나 쿠로토는 버그스터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않았더라도 가지고 있었을 게임을 만들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슬픈 지점이었습니다. 각본가가 이 캐릭터에 대해서 공부한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착잡했어요. 그가 가정에서 애정을 갈구했고 게임으로서 평가받는 억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온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것을 뛰어넘을 정도의 자기재능에 대한 믿음이 있는 천재였기에 단 쿠로토라는 캐릭터가 성립하는 것 아닌가요. 거기서 억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는 부분만 뚝 잘라 폭주하게끔 만든 것이 저는 좀 아쉽습니다.
그러니 이 장면에서 늘어진 넥라인 사이로 요요하게 비치는 쿠로토의 예쁜 쇄골선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합시다.
여전히 독기를 품고 있는 독잇버섯 쿠로토씨 더이상 버섯모자는 안쓰셨지만요. 사장시절이 생각나서 뭉클하네요 옷도 사장시절로 입혀주지.. 못내 아쉽습니다. 사람이 바라게 되면 계속계속 바란다고 저의 쿠로토를 향한 욕망이 끝이 없네요
지오 10화의 진정한 의의 이 장면을 볼수 있게 되었으니 나머지 20여분은 뭐가 되었더라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적당한 볼륨감이 있는 상체 쪽으로 눈이 쏠리는 걸 애써 피하면서 가느다랗게 잘 빠진 다리에 시선을 주려고 노력해 보고 있습니다만 자꾸 흘깃흘깃 눈이 위로 올라가네요. 어쩜 저렇게 사지가 다 가지런하고 빼빼로데이 빼빼로보다 가느다랄까요. 에그제이드에서도 여러번 널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만 다른 작품까지 와서 그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오즈편의 에이지의 대사는 정말 한문장 한 단어 모두 하나 버릴 것 없이 온전한 오즈,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사람들과 액션과 수트와 효과들이 정신없이 터져나가는 와중에서도 온전하게 자신의 작품을 지키는 와타나베씨의 꿋꿋함에 박수를 보냅니다. 역사의 흐름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에이지는 그 어떤 순간에도 똑같이 에이지, 라이더가 되기 전에 겪은 과거는 어나더 라이더가 바꿀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 말은 바꾸어 말하자면 라이더가 아니었더라도 에이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손을 뻗는 길을 갔을 거라는 뜻이 될 겁니다. 그렇기에 더욱 가슴이 뭉클하고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에피소드는 상큼한 과일과 함께하는 가이무되겠습니다. 이것도 한 20화정도까지 보고 주행을 멈췄었던것같은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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